미술 작품과 함께 읽는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14권. 디오메데스(Diomedes)와 아프로디테(Aphrodite).

eduun83 2025. 5. 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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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전쟁 때 디오메데스에게 조언하는 전쟁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 알베르 벨프(1835–1891). 베를린.




441행—442행.

아이네이아스는 자신의 유모 카이에타를 묻고서 마녀 키에타가 있는 섬을 멀리해서 닻을 올리고 바다로 나간다. 1530–1535. 프랑스 리모즈.


마카레우스(오디세우스의 전우)는
이야기(카넨스와 딱다구리가 된 그녀의 남편
피쿠스 이야기)를 끝냈다. 그 뒤

아이네이아스(로마의 건국자)의
유모(카이에타)는 대리석 항아리에 묻혔고,
무덤에는 짤막한 묘비명이 새겨져 있었다.



443행—444행.

아버지 안키세스를 업고서 유모 카이에타와 아들 아스카니오스를 데리고 불타는 트로이 성채에서 탈출하는 아이네이아스. 센추리 메거진. 1882.


이곳(이곳은 이때부터 ‘카이에타’라고 부른다.
지금의 이탈리아 라치오 주에 있는
’가에타‘가 바로 이곳이다)에서 나 카이에타를,
경건하기로
이름난 양자(아이네이아스)가 아르고스의
화염(그리스인들이 지른 트로이 성채의 화염)
에서 구출하여 적법하게 화장해주었도다.


[참고. 가에타]

이탈리아 라치오 주 라티나 지방에 있는 도시 가에타(Gaeta).




445행—448행.

이탈리아 티베르(Tiber) 강. 이탈리아어 테베레(Tevere) 강. 총 길이 406 km로 테베레 강은 지금도 ‘비욘드(누런) 테베레’라고 불릴 정도로 탁한 강이다.


아이네이아스 일행은 풀이 무성한 둑에
매어두었던 함선의 밧줄을 풀고는 악명 높은
여신(마녀 키르케)의 음모와 지붕을 멀리 떠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티브리스 강(라틴어 티베리스 강의 그리스 이름.
이탈리아어 테베레 강)이 누런
모래와 함께 바다로 쏟아지는 원림들로 향했다.



449행—450행.

라티누스의 궁전에 도착한 아이네이아스. 218 cm x 232 cm. 페르디난트 볼(1616–1680).


그곳에서 아이네이아스는 파우누스의 아들
라티누스(이탈리아 라티움 지방의 옛 도움
라우렌룸 시의 왕이며 라비니아의 아버지)의 궁전과
딸(라비니아. 아이네이아스의 아내가 된다)을
차지했다.


[참고. 라비니움]

아이네이아스는 후일에 건설한 새 도시에 아내 라비니아(Lavinia)의 이름을 딴 ‘라비니움(LAVINIVM)’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450행—458행.

루툴리족의 왕 투르누스를(Turnus)를 패배시키는 아이네이아스(Aeneas). 176 cm x 236 cm. 루카 조르다노(1634–1705).


하지만 싸우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사나운 부족(루툴리족)과 싸워야 했는데,
투르누스(루툴리족의 왕으로 아이네이아스의 가장
강력한 적이었다)는 약혼녀(라비니아)를 위해
미친듯이 싸웠다.
온 티르레니아(에트루리아의 그리스 이름.
지금의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가
라티움(지금의 이탈리아 라치오 지방)과
싸웠고, (타르콘이 이끄는 에트루리아인들은
아이네이아스 편에서 싸운다) 아이네이아스
일행은 길고도 격렬한 전투 끝에 힘겹게 승리를
쟁취했다.
양군은 외부로부터의 원군으로 군세를 늘렸다.
많은 사람이 루툴리족(이탈리아 라티움 지방에
살던 부족으로 그들의 수도는 아르데아이다)을,
많은 사람이 트로이의 진영을 지켜주었다.
아이네이아스는 에반드로스(카르멘티스의 아들로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그리스 아르카디아
지방의 도시 팔란티움에서 이주하여 라티움
지방에 팔란테움이란 도시를 세웠는데,
투르누스에 맞서 아이네아스에게 원군을
보내준다)의 성벽을 찾은 것이 허사가 되지
않았으나, 베눌루스(투르누스가 디오메데스에게
보낸 사절)는 망명(그리스에서 망명)자인
디오메데스(티데우스의 아들로
트로이 전쟁 때 가장 용감한 그리스군 장수 중
한 명으로 오디세우스와 함께 많은 무공을
세운다)의 도시를 찾았어도 허사였다.



458행—467행.

이탈리아의 주. 출처 : 위키피디아.


디오메데스는 이아피기아(이탈리아 반도의
발뒤꿈치 윗부분에 해당하는 풀리아 지방의
남부를 말한다)의 다우노스(풀리아 지방의
옛 왕)의 영토 안에 큰도시(아르피. 일명
아르기리파를 말한다)를 세우고 지참금(결혼
지참금)으로 받은 들판(아르피)을 다스리고 있었다.
베눌루스가 투르누스에게서 지시받은 대로
그(디오메데스)에게 도움을 청하자
아이톨리아(그리스 중서부에 있는 지방)의
영웅(디오메데스)은 병력이 부족하다고 변명하며,
자기는 장인(다우노스)의 백성을 전쟁으로
내몰고 싶지 않으며 자기 부족 가운데
전투를 위해 무장시킬 만한 자들은 없다고 했다.
그대들이 내 변명을 거짓 핑게라고 생각지 않도록,
비록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지난날의 쓰라린
고통을 되살리겠지만
그래도 나는 참고 이야기하겠소, 높다란
일리온(트로이의 다른 이름)이
잿더미가 되고 페르가마(트로이의 성채)가
다나이족(그라키아인들. 넓게는 여기서처럼
‘그리스인들’ 특히 트로이야 전쟁에 참전한
그리스인들을, 좁게는 아르고스에 사는
그리스인들을 말한다)이 지른 불길의 먹이가
된 뒤에,



468행—471행.

오일레우스의 아들인 '작은 아이아스'는 아테나 여신상 뒤에 숨어 있던 카산드라를 겁탈 하려다 아테나 여신의 노여움을 사 귀향 도중 익사하고 다른 그리스인들도 폭풍에 큰 피해를 입는다. 232 cm x 177 cm. 요한 하인리히 빌헬룸 티슈베인(1751–1829).


그리고 나릭스(그리스 중부 로크리스 지방의 도시.
여기서 ’라릭스‘는 ‘로크리스‘라는 뜻이다)의
영웅(로크리스의 왕 오일레우스의 아들인
아이아스)이
처녀(트로이의 마지막 왕 프리아모스의 딸인
카산드라)를 겁탈한 죄로 처녀신(아테나)으로부터
그 혼자 받아 마땅한 벌을 우리 모두에게 돌린 뒤에,
우리 다나이족(그리스인들)은 뿔뿔이 흩어져
바람에 의해 적대적인 바다로 내몰리며 벼락과,
밤과, 비와, 하늘과 바다의 노여움과,



472행—476행.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섬 에우보이아. 카페레우스 곶(串)은 에우보이아 섬 남동단에 있는 곶으로 트로이에서 귀향하던 그리스 함대가 이곳에서 큰 피해를 입는다. 아들 팔라메데스가 오디세우스의 모함으로 살해된 것에 앙심을 품고 나우플리우스가 밤에 횃불을 밝혀 유인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카페레우스 곶串(그리스
에우보이아 섬 남동단에 있는 곶串)을 겪어야 했소.
우리가 당한 고통을 일일이
늘어놓아 그대를 지체시키지 않기 위해 하는
말이지만, 그때 그라이키아(그리스의 라틴어
이름)는 프리아모스(트로이의 마지막 왕)에게도
눈물겨워 보였을 것이오. 하지만 무구를 갖고
다니시는 미네르바(전쟁의 여신 아테나)께서
나(디오메데스)를 염려하시어 파도에서
구해주셨소. 하지만 나는 다시
조국(아르고스)의 들판에서 쫓겨났으니,



477행—510행.

트로이 전쟁 때 디오메데스에 의해 상처받은 아이네이아스의 어머니인 여신 아프로디테. 1761.


자애로운 베누스(여신 아프로디테)가
옛날의 상처(디오메데스가 트로이 전쟁 때
아프로디테에게 입힌 상처)를 기억하시고는
벌을 내리셨던 것이지요. 나는 높은 바다와
육지의 전투에서 하도 많은 고초를 겪었는지라,
모두가 겪은 폭풍과 잔혹한
카페레우스(에우보이아 섬의 곶)가
바닷물에 익사시킨 자들을 가끔 행복하다고
부르며 나도 그중 한 명이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소. 이제 내 전우들(트로이
전쟁 때 전우들)은 전쟁과 바다에서 고생이
극에 달하자 낙담하여 방랑을 끝내자고 간청했소.
그러나 원래 성미가 급한데다 이제는 고생을
한 탓에 거칠어진 아크몬이 말했소.
'전사들이여, 그대들의 인내력이 참고
견디기를 마다할 만한 것이 또 뭐가 남았으며,
키테레아(여신 아프로디테의 별칭)가 설령
그러기를 원한다 해도 우리에게 위해를
가할 만한 것이 또 뭐가 남았겠소?
더 나쁜 일이 일어날까 두려운 동안에는 기도할
여지가 있소. 하지만 최악의 제비를 뽑았을
때에는 두려움이 없어지고, 극단적인 불행을
당하면 근심이 사라지는 법이오.
그녀(아프로디테) 자신이 듣는다 해도,
사실이 그러하듯 그녀가
디오메데스의 부하들을 모두 미워한다 해도
우리는 모두 그녀의 증오를 무시할 것이오.
그녀의 위대한 힘은 우리에게는 위대하지 않소.'
이런 모욕적인 말로 플레우론(그리스 중서부
아이톨리아 지방의 도시)의
아크몬(디오메데스의 전우)은
베누스를 자극하여 그녀의 묵은 원한을
되살려놓았소. 그의 말이 마음에 드는 자들은
소수였고, 그의 친구인 우리는 대부분 아크몬을
나무랐소. 그가 대답하려고 하는데 그의
목소리와 목구멍이 동시에 가늘어졌소.
머리털이 깃털로 변하더니 새로 생긴 목과
가슴과 등은 깃털로 덮였소. 그의 두 팔에는
더 굵은 깃털이 났고, 팔꿈치는 구부러져
가벼운 날개가 되었소. 그의 발가락은 물갈퀴가
달린 발로 바뀌었고, 입은 뿔처럼 단단해지더니
끝이 뾰족한 부리로 끝났소.
리쿠스와 이다스와 테우스와 렉세노르와
아바스가 그를 보고 놀랐소. 그들 또한
놀라고 있는 동안 똑같은 모습이 되었소.
내 전우들은 대부분 날아오르더니 날개를
퍼덕이며 함선들 주위를 맴돌았소. 그렇게
갑작스레 생겨난 새들의 모양이 어떠했느냐고
그대가 묻는다면, 그것들은 백조는 아니지만
눈처럼 흰 백조와 가장 유사했소. 나는 지금
이아피기아의 다우누스의 사위로서
얼마 남지 않은 내 전우들과 더불어
이 거주지와 메마른 들판을 간신히
지키고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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