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작품과 함께 읽는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6권. 보레아스(Boreas)의 혼인.

eduun83 2025. 2. 24.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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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이티아를 납치하는 북풍의 신 보레아스(기원전 360년경). 도자기 그림.



675행—698행.

북풍의 신 보레아스(1910). 에블리 드 모건(1855–1919).

판디온(아테나이의 왕으로 프로크네와 필로멜라의
아버지)은 이로 인한 슬픔으로 때가 되기도 전에,
명대로 오래오래 살아보지도 못하고 타르타로스(지하
세계)의 그림자들(고대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은 사람이 죽으면 저승에 가서 실체없는 그림자로 살아가는 것으로 믿었다)에게로 내려갔다. 그의 왕홀과 통치권은 에렉테우스(아테나이의 왕으로 판디온의 아들이자 프로크네와
필로멜라의 동생)가 물려받았는데, 에렉테우스는 정의감과 무력이 강하기로 이름나 있었다. 그는 아들 넷과
그만큼 많은 수의 딸을 낳았는데, 딸 중에서
두 명이 똑같이 미색이 뛰어났다.
그중 한 명인 프로크리스여, 그대는 아이올로스(바람의 신)의 자손인 케팔로스(아이올로스의 손자)의 아내가
되어 그를 행복하게 해주었소. 보레아스(북풍의 신)에게는 테레우스(트라키아의 왕, 프로크네의 남편)와
트라키아인들이 방해가 되었다. 그래서 이 신은
구혼할 때 폭력을 쓰기 보다는 사정하기를
선호하는 동안에는 사랑하는 오레이티아를 오랫동안
차지할 수가 없었다. 그는 좋은 말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자 이 바람에게는 습성이자 몸에 밴 노여움을 터트리며 말했다. “내가 당해도 싸지! 내가 어쩌자고
내 무기인 야만성과 폭력과 분노와 거센 위협을 버리고
내게 어울리지 않는 간청에 의지했던가?
나에게는 폭력이 어울려. 나는 폭력으로 검은 구름을
몰아내고, 폭력으로 바다를 뒤흔들고, 옹이투성이의
참나무를 뿌리째 뽑고, 눈을 굳어지게 만들고, 우박으로 대지를 매질하지 않는가! 탁 트인 하늘에서
(그곳은 내 연병장이니까.) 형제들(동풍 에우로스,
서풍 제피로스, 남풍 노토스)을 만나 우리 사이에
있는 대기가 우리의 충돌로 굉음을 일으키게 하고
속 빈 구름들로부터 번갯불이 튀어나오도록 격렬하게
싸우는 내가 아닌가! 지하에 있는 둥근 지붕의
통로들로 들어가 가장 깊은 동굴에다 내 등을 대고
힘차게 밀어붙이면,


698행—707행.

오레이티아(Oreithyia)를 납치하는 북풍의 신 보레아스. 1602–1607.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

그 진동으로 망령들과 온 세상을 두려워 떨게 하는
내가 아닌가! 이런 수단을 써서 나는 장가를 들었어야
할 것이며, 에렉테우스(오레이티아의 아버지)에게
장인이 되어달라고 간청할 것이 아니라 되도록
만들었어야지.“ 이런 또는 이에 못지않게 거친 말을 하고 나서 보레아스가 날개를 흔드니, 그 날갯짓으로 온 대지에 세찬 바람이 불고 넓은 바다에 물결이 일었다. 그는
산꼭대기들 위로 먼지 외투를 끌며 땅바닥을 휩쓸었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 그는 어둠에 싸여 황갈색 날개로
겁에 질린 오레이티아(에렉테우스의 딸)를 껴안았다.


[참고]

에렉테우스의 딸 오레이티아(Oreithyia)를 납치하는 북풍의 신 보레아스(1893). 찰스 윌리엄 미첼(1854–1903).


708행—721행.
그가 날고 있는 동안 그의 마음속 불은 날개의
부채질에 더 세차게 타올랐다. 납치범(보레아스)은
키코네스족(트라키아의 헤브루스 강 하류 지역에 살던
부족)의 나라(트라키아)와 도시에 이르기 전에는 대기
속의 날갯짓을 멈추지 않았다. 그곳에서 악테(그리스
아티카 지방을 달리 부르는 이름)의 소녀는 차디찬 폭군의 아내가 되었고, 이어서 어머니가 되어 쌍둥이 아들을 낳았는데, 그들은 다른 점에서는 모두 어머니를
닮았으나 아버지의 날개를 달고 있었다.
하지만 이 날개는 그들이 태어날 때부터 몸에 나 있던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들의 빨간 머리털 아래에
아직 수염이 나지 않았을 동안에는 이름이 칼라이스와
제테스인 소년은 둘 다 날개가 없었다. 하지만 그 뒤 곧
볼에 노란 솜털이 나기 시작하면서 양 옆구리에
새처럼 날개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이 두 소년은 소년 시절을 지나 성년이 되었을 때
미뉘아이족(보이오티아 지방의 오르코메누스 시에
살던 부족으로 그들의 왕 미뉘아스에서 이름을 따왔다)과 어울려 반짝이는 황금 양모피를 찾아 첫 번째로 만들어진 배(최초의 원정선)를 타고 미지의 바다를 건너갔다.


[참고]

쌍둥이 형제 칼라이스(Kalais)와 제테스(Zetes). 에라스무스 켈리누스(1607–1678).

쌍둥이 형제는 장님이 된 늙은 매부 피네우스의 식사
때마다 음식을 몽땅 빼앗아가는 하르피이아이(여자 얼굴을 한 새)를 이오니아 해의 섬까지 그 뒤를 쫓는다.
그곳에서 칼로 죽이려는 순간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가
나타나 만류한다. 매부를 괴롭히는
일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여신의 약속을 받고서
하르피이아이를 살려준다.


[참고]

고대 보이오티아 지역의 지도. 오르코메누스(Orchomenus). 테베(Thebes). 파르나소스 산(M. Parnassus). 코린트 만(CORINTHIAN Gulf). 델피(Delp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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