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2권. 백조(Swan)로 변한 퀴크누스(Cycnus) 또는 퀴그누스(Cygnus).
367행—388행.
스테넬루스(Sthenelus)의 아들
퀴그누스(그리스어 백조)가 그곳(파에톤의 무덤)에
있다가 이 놀라운
장면(미루나무로 변하는 파에톤의 누나들)을 목격했다.
그는 외가 쪽으로, 파에톤이여, 그대와 인척이었고,
마음으로는 그대와 더 가까웠소.
그(퀴그누스, 리구레스족의 왕)는
왕국을 버리고 에리다누스 강의 초록빛 강둑과,
파에톤의 누나들에 의해 그만큼 나무 수가 늘어난
숲을 비탄으로 메웠다. 그때 그의 목소리가 가늘어지며
흰 깃털이 머리털을 덮었고, 목은 가슴에서
길게 뻗어 나왔다.
그(퀴그누스)의 손가락은 발개지며 물갈퀴로
이어졌고, 옆구리는 날개로 덮였으며, 입에는
뭉특한 부리가 달렸다. 그리하여 퀴그누스는
새로운 새(퀴그누스, 백조)가 되었으나 하늘의
그분(제우스)과 유노(헤라)에게 자신을 맡기지
않았으니, 그분이 부당하게 던진(파에톤 에게)
벼락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늪과
탁 트인 호수를 찾았고, 불이 싫어 화염과 상극인
강을 거처로 삼았다. 그사이 파에톤의 아버지는
상심하여 평소의 광채를 잃은 채 헝클어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치 일식(태양—달—지구
순서로 배열될 때 달이 태양을 가리는 현상)으로
어두워졌을 때와도 같았다.
그는 빛도 자기 자신도 날도 싫어져
슬픔에 마음을 맡긴 채 슬픔에다 노여움을
더하며 세상을 위해 봉사하기를 거절했다.
“충분해.” 하고 그는 말했다. “태초 이래로 나는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었지. 그게 내게 주어진
몫이었어. 이젠 나도 끝없는 노고에, 아무 명예도
없는 노고에 싫증이 났어. 누구든 다른 이가
광명의 마차(태양 마차)를 몰아보라지!
[참고]
389행—400행.
아무도 나서지 않고 모든 신이 자신은
몰 수 없다고 고백하면, 그(제우스) 자신이
한번 몰아보라지.
그러면 그(제우스)는 내 고삐를 잡으려 하는
동안에는 아비(헬리오스 자신)에게서
자식(파에톤)을 빼앗는 벼락을 놀리겠지.
그가 불 같은 발을 가진 말들의 힘을 몸소
겪어보면, 그때는 누가 말을
잘 몰지 못했다고 해서 죽어 마땅하다는 것은
아님을 알게 되겠지.“ 태양신이 이렇게 말하자
모든 신이 그의 주위에 둘러서서 세상을
암흑 속에 빠뜨리지 말아달라고 애원하고
간청했다. 유피테르(제우스)도 벼락을 던진 것을
사과하며, 왕들이 그러하듯 간청에 위협을
덧붙였다. 그러자 포이부스(헬리오스)는 정신이
얼떨떨하고 그때까지도 두려움에 떨고 있던
말들을 한데 모으더니 속이 상해 미친 듯이 채찍과
막대기로 치며(그는 정말로 미친 것 같았다.)
아들의 죽음을 말들 탓으로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