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2권. 제우스와 칼리스토(Callisto)의 아들 아르카스(Arcas).

496행—517행.

보라, 리카온(그리스 아르카디아 지방의 왕)의
딸(칼리스토)의 아들인 아르카스는 자기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채 어느새 열다섯
살쯤 되었다. 그는 어느 날 야수를 쫓는 과정에서
목 좋은 장소를 골라 코가 촘촘한 그물로
에리만투스(아르카디아 지방의 산) 산의 숲을
에워싸다가, 어머니(칼리스토)와 마주쳤다. 그녀는
아르카스를 보자 멈춰섰고, 그를 알아보는
것처럼 보였다.
아르카스는 꼼짝 않고 줄곧 자기만 응시하는 곰의
두 눈을 보고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겁이 나 몸을 사렸다.
그녀가 더 가까이 오려고 했을 때 그는 부상을
입히는 창으로 그녀의 가슴을 찌르려 했다. 하지만
전능한 분(제우스)이 그의 손을 제지하고 그들을
옮김으로써 죄를 짓지 않게 만들었으니, 회오리바람으로
그들을 함께 허공으로 낚아채어 하늘에 갖다
놓고는 이웃한 별자리(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가
되게 했던 것이다. 유노(헤라)는 별들 사이에서
시앗(남편의 첩인 칼리스토)이 빛나는 것을 보자
분을 참지 못해 신들이 자주 경의를 표하곤 하는
백발의 존경스러운 테티스(바다의 여신, 오케아노스의
누이이자 아내)와 오케아누스(바다의 신)룰 찾아
바닷속으로 내려갔고, 찾아온 용건을 묻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테티스는 유노의 고모이고
오케아노스는 유노의 큰아버지이다— “두 분은 신들의
여왕인 내가 하늘의 거처를 떠나 왜 이곳에 왔는지
물으시는 건가요? 나 대신 다른 여신(칼리스토)이
하늘을 다스리고 있어요. 밤이 되어 세상이 어두워질 때
‘하늘 가장 높은 곳(천정, 하늘의 정수리)‘에서,
그러니까 마지막 원이 가장 짧게 천극(천구의 북극과
남극)의 끝부분(천정)을 도는 곳에서 새로 명예를
부여받은 별자리들(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이
나를 모욕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면 두 분은
나를 거짓말쟁이라고 부르세요!
518행—532행.

그들을 벌주려던 것이 정작 그들에게 도움만 된다면
정말이지 누가 이 유노(헤라)를 해치기를 망설일 것이며
누가 모욕하기를 두려워하겠어요? 오오, 내가
얼마나 큰일들을 해냈다고 하겠으며 내 권세가
얼마나 막강하다고 하겠어요? 내가 인간이기를
금한 여인(칼리스토)이 여신(큰곰자리)이 되었으니
말이에요. 죄지은 자들이 이렇게 되어도 되는
건가요? 내 위대한 권능이 이런 건가요!
그이(제우스)가 그녀(칼리스토)의 예전 모습을
복원시키고 야수(암곰)의 얼굴을 벗겼어요.
전에 아르고스의 포로네우스(아르고스의 왕인
이나쿠스의 아들로 이오의 오빠)의
누이(암소로 변한 이오는 제우스에 의해
하늘의 황소자리가 된다)에게 그랬듯이요.
왜 그이는 나를 내쫓고 그녀와
결혼하여 내 방에 그녀를 들어앉히지 않으며,
왜 리카온(칼리스토의 아버지)을 장인으로 삼지
않는 거죠? 두 분이 양녀에게(유노의 어머니
레아는 딸 유노를 길러달라고 테티스에게 맡긴
적이 있다) 가해진 이 모욕과 멸시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는다면 셉템트리오네스들(작은곰자리와
북두칠성을 포함한 큰곰자리)을
그대들의 검푸른 심연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시고, 수치스러운 짓을 한 대가로 하늘에
받아들여진 별자리들(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을
멀리하시어 시앗(남편의 첩인 칼리스토)이 그대들의
깨끗한 물에서 목욕하지 못하게 해주세요! <고대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은 다른 별들은 모두 일정
기간 하늘을 떠나 오케아노스(바다의 신이자 바다)에
내려와 목욕하는데 북두칠성이 포함된 큰곰자리와
북극성이 포함된 작은곰자리가 그러지 못하는 것은
유노의 질투 탓이라고 믿었다>
바다의 신들(오케아노스와 테티스)은 그러겠다고
머리를 끄덕였다. 그러자 사투르누스(크로노스)의
딸(유노, 헤라)은 다채로운 깃털의 공작들이 끄는
가벼운 마차를 타고 맑은 대기를 지나 거슬러 올라갔다.
[참고. 셉템트리오네스]

큰곰자리(Ursa Major)와 작은곰자리(Ursa Minor)를
갈라놓는 용자리(Draco).
그리스 아르카디아 지방의 공주였던 칼리스토는
어느 날 제우스에게 겁탈당하여 아르카스(Arcas)라는
아들을 낳은 뒤 질투심 많은 유노(헤라)에 의해
암곰으로 변한다. 아르카스가 어느 날
전에 칼리스토였던 암곰을 만나 그것이 어머니인 줄
모르고 죽이려 하자, 제우스가 이들 모자를
불쌍히 여겨 하늘로 불러올린 뒤 아들은
작은곰자리(Uisa Minor)가 되게 하고, 어머니는
큰곰자리(Ursa Maior)가 되게 했다고 한다. 그러나
헤라는 오케아노스에게 부탁하여 이들 모자만은
바닷물에서 목욕하지 못 하게 한 까닭에 이 별들은
바닷물에 지는 일이 없다. 로마인들은 북두칠성을
포함하는 큰곰자리를 그 생긴 모양에 따라
셉템트리오네스(Septemtriones '탈곡하는
일곱 황소').라고도 부른다.
[참고. 셉템트리오네스]

하늘색 점선은 큰곰자리 경계선.
녹색 실선은 큰곰자리의 북두칠성 연결선.
로마인들은 북두칠성을 포함한 큰곰자리를 그 생긴
모양에 따라 셉템트리오네스(‘탈곡 하는 일곱 황소‘)
라고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