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8행—573행.

하이모니아(그리스 텟살리아 지방의 옛 이름)에는
급경사면으로 둘러싸인, 숲이 우거진 계곡이 하나
있는데, 사람들은 그곳을 템페라고 부른다.
그 사이로 핀도스 산 깊숙한 곳에서 발원한
페네이오스(피네이오스) 강이 거품을 일으키며
흘러간다. 강물은 힘차게 흘러 떨어지며 엷은
안개 너울을 펼치는 구름을 만들어 내는가 하면,
숲속 나무 우듬지에 물을 뿌린다. 그 굉음은
주위의 모든 것을 압도한다.
574행

이곳(페네이오스 강)이 위대한 하신(강의 신)
페네이오스(월계수가 된 다프네의 아버지)의
집이자 거처이고, 그의 안방이다.
575행—582행.

그는 이곳의
바위 동굴 안에 자리잡고 앉아 자신의 물과
그 물속에 사는 요정들에게 판결을 내리곤 했다.
그 지방(텟살리아)의 강들이 다프네(월계수가 된
다프네) 아버지를 축하해야 할지,
아니면 위로해야 할지 알지 못한 채
그곳으로 몰려 왔으니, 미루나무로
둘러싸인 스페르케오스(강 및 하신),
쉬지 않는 에니페우스(강 및 하신),
연로한 아피다노스(강 및 하신), 유순한
암프리소스(강 및 하신)와
아이아스(강 및 하신)가 그들이다. 그뒤 곧,
어느 길로 해서 급류에 실려 가든,
방랑에 지친 자신의 물을 바다(에게 해)로
데리고 흘러가는 다른 강들도 나타났다.
[참고. 텟살리아 피네이오스 강]

583행—587행.

이나코스(그리스 아르고스 지방에 있는
이나코스 강의 신이자 아르고스의 첫번 째 왕)만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동굴 가장 깊숙한 곳에 숨어
눈물로 강물을 불리고 있었다.
딸 이오를 잃어바린 그(이나코스)는 참담한
심정으로 그녀(이오)를 애도하고 있었다.
딸(이오)이 살아 있는지 망령들 사이에 가 있는지
조차 알지 못했다. 그는 어디서도 딸을 찾지
못하자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여겼고,
마음속으로 더 불행한 일을 염려하고 있었다.
588행—600행.

어느 날 유피테르(제우스. 주피터)가
아버지(이나코스)의 강에서 돌아오는 이오를
보고 말했다. “유피테르에게나 어울릴 소녀여,
그대는 자신의 잠자리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게
되어 있거늘, 우거진 숲 그늘로 들어가도록 하라.”
(그러면서 그는 숲 그늘을 가리켰다.)
“해가 중천에 높이 떠 있어 날이 더운 동안 말이다.
혼자서 짐승의 은신처로 들어가기가 두렵다면,
그대는 반드시 예사 신이 아닌 어떤 신의 보호를
받으며 숲의 은밀한 곳으로 들어갈 것이다.
나는 강략한 손에 하늘의 홀을 들고
번쩍이는 벼락을 던지는 신이니라. 내게서
도망치지 마라!“ 소녀는 도망치고 있었던 것이다.
소녀가 어느새 레르나(그리스 아르골리스
지방의 늪)의 목초지와 나무를 심어놓은
리르케움(그리스 아르골리스 지방과 아르카디아
지방 사이에 있는 산. 여기서 ‘리르케움의‘는
’아르카디아의‘라는 뜻이다)의 경작지를
뒤로했을 때, 신은 넓은 땅을 먹구름으로
뒤덮은 뒤 도망치는 소녀를 붙잡아
소녀의 정조를 차지했다.
601행—607행.

그사이 유노(헤라. 유피테르의 셋째 누이이자
정실 부인)는 들판 한
가운데를 내려다보고 있다가 느닷없이 구름이
밝은 대낮에 밤의 어둠을 자아내는 것을 수상하게
여겼다. 유노는 그 구름이 강에서 온 것도,
눅눅한 대지에서 솟은 것도 아님을 알아차렸다.
그녀(유노)는 퍼뜩
남편이 어디 있나 둘러보았다. 남편이 가끔
바람피우다가 들킨 적이 있던 터라 그의 술책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늘에서는 그(유피테르)의
모습을 찿을 수 없자 그녀(유노)는 말했다.
“내 짐작이 틀렸거나 아니면 나는 모욕당하고
있구나.”
608행—618행.

유노는 하늘 꼭대기에서 미끄러지듯
내려가 대지 위에 자리잡고 서서는 구름에게
흩어지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이때는 아내가
올 줄 미리 알고 유피테르가 이나코스(강의 신)의
딸(이오)의 모습을 하얀 암송아지로 바꾼 뒤였다.
암소로 변했어도 이오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사투르누스(유노의 아버지 크로노스)의
딸(유노. 헤라)은 본의 아니게 암송아지의
모습을 보고 찬탄했고, 짐짓 모르는 체하며
누구의 것이고, 어디서 왔으며, 어떤 가축떼에
속하느냐고 물었다. 유피테르는 암송아지의
출생에 관해 더 묻지 못하도록 그저 대지에서
태어난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자
사투르누스의 딸은 그것을 선물로 달라고 했다.
어떡한담 애인을 넘길 수 없는 노릇이고,
넘기지 않는다면 의심을 살 것이다.
618행—624행.

수치심은 넘겨주라고, 다른 쪽에서 사랑은
그러지 말라고 설득했다. 사랑이 수치심을
이겼을 것이다. 하지만 암송아지같이 가벼운
선물을 누이이자 아내인 그녀(유노)에게 주기를
거절한다면 그것은 그녀의 눈에 암송아지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었다.
여신(유노)은 시앗(남편의 첩. 암소)을
선물로 받았으나, 그래도 당장 의구심이 싹
가시지는 않았으니, 유피테르가 또 몰래
바람피우지나 않을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녀(유노)는 마침내 아레스토르(또는
아게노르)의 아들 아르고스에게 맡겨
지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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