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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과 함께 읽는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3권. 펜테우스의 형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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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아우토노에와 이노에게 팔들이 뜯겨나가는 펜테우스(기원후 1세기경). 폼페이의 프레스코화.

 

 


692행 —716행.

어머니와 이모들에게 쫓기는 펜테우스(1904). 펠릭스 발로통(1865–1925).


펜테우스(테바이의 왕)가 말했다. “우리가 그 따위
장광설에 귀를 기울인 것은, 그렇게 시간을 끌면 혹
우리의 노여움이 힘을 잃을까 해서였다. 하인들아,
너희는 서둘러 이자(아코이테스)를 끌고가 혹독하게
고문한 다음 스튁스(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이루는 강)의

어둠 속으로 내려보내도록 하라!“
튀르레니아(에투루리아, 지금의 토스카나 지방)인
아코이테스는 즉시 끌려가 튼튼한 감옥에 갇혔다. 하지만

하인들이 명령받은 대로 그를 죽이기 위해 칼과

불 따위의 잔인한 도구를 준비하는 사이에,

소문에 따르면, 문짝이 저절로 활짝 열리고 누가 풀지도 않았는데 사슬이
저절로 그(아코이테스)의 팔에서 미끄러져 내렸다고
한다. 그런데도 에키온의 아들(펜테우스)은 요지부동
이었다. 더이상 사람을 보내지 않고, 신성한 의식을 행할 장소로 선택되어

박쿠스 여신도들의 노랫소리와 맑은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키타이론 산으로 몸소갔다.
마치 청동 나팔이 요란하게 전투 개시 신호를 알리면
원기 왕성한 군마가 콧김을 뿜으며 싸움터에 나가기를
열망하듯이, 대기에 울려 퍼지는 길게 끄는 외침은
펜테우스를 고무했고, 고함소리가 들리자 그(펜테우스)의

분노는 허옇게 달아올랐다.

산중턱쯤에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여 있으나

그 속에는 나무가 없어 어다서도

잘 보이는 편편한 땅이 있었다. 이곳에서 속인의 눈으로 신성한  

의식을 엿보던 그(펜테우스)를 그의
어머니(에키온의 아내 아가우에)가 맨 먼저 알아보고
미친 듯이 달려들어 우선 튀르수스 지팡이—포도 덩굴
또는 담쟁이덩굴을 감은 지팡이로, 박쿠스 축제 때
그와 그의 여신도들이 들고 다녔다—를 내던져 자기
아들 펜테우스에게 부상을 입혔다.
언니들(아우토노에와 이노)도 둘 다 이리 와요.
우리 들판을 헤매던 엄청나게 큰 저 멧돼지(펜테우스)를 죽여야겠어요.

저기 저 멧돼지 말이예요.“ 광란하던
무리 전체가 그 한 사람(펜테우스)에게 달려들었다.


 

716행—733행.

표범 위에 박쿠스와 튀르수스 지팡이에 매달려 있는 펜테우스의 머리(기원전 370년경).


모든 여인이 한데 모여 겁먹은 그(펜테우스)를 추격했다.

이미 그는 겁을 먹기 시작했고, 덜 폭력적인 말을 썼으며,

자신을 저주하면서 죄지었음을 시인하고 있었다.
부상당한 그는 소리쳤다. “아우토노에 이모님,
도와주세요! 악타이온—아우토노에의 아들로 디아나의 알몸을

우연히 본 죄로 자신의 개떼에게 물려 죽는다—의
그림자가 이모님의 마음을 움직이기를!“
—고대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은 사람이 죽으면
그 혼백이 저승에 가서 그림자로 산다고 믿었다—
그녀(악타이온의 어머니 아우토노에)는 악타이온이
누군지도 모르고 간청하는 그의 오른팔을 찢어버렸고,
이노(펜테우스의 이모)는 그의 다른 팔을 빼버렸다.
그리하여 그 불행한 자(펜테우스)는 어머니(아가우에)
에게 빌며 내밀 팔도 없어져, 팔들이 뜯겨나가 부상 당한 그루터기만 보여주며

“이걸 보세요, 어머니!” 라고
말했다. 그것을 보자 아가우에는 울부짖으며 자신의
목을 뒤로 젖히고는 머리가 바람에 휘날리게 하더니
그(펜테우스)의 머리를 뽑아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
움켜쥐고는 외쳤다. “보아라! 친구들이여, 이 승리는
내(펜테우스의 어머니 아가우에)가 해낸 일이오!”
가을 추위를 맞아 간신히 매달려 있는 나뭇잎도, 그의
사지가 이들(박쿠스 추종자들) 불경한 손에 갈기갈기
찢기는 것보다 더 빨리 높은 나무에서 바람에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본보기로 경고받은 이스메노스의 여인들은 새로운 의식에 열심히

참석하여 분향하고 신성한 제단 앞에서 경배했다.
—펜테우스의 어머니와 이모들은 미쳐서 펜테우스가
큰 멧돼지로 보였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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