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9행—394행.

여기서 이야기는 끝났다. 하지만
미뉘아스(Minyas 보이오티아 지방의
오르코메누스의 왕)의
딸들(레우키페, 아르시페, 알키토에)은 여전히
신(박쿠스 또는 디오뉘수스)을 멸시하고 그의
축제(박쿠스 축제)를 모독했다. 그때 갑자기
눈에 보이지 않는 북들이 거친 소리를 내며
그들을 어리둥절하게 했고, 구부정한 뿔이 달린
피리와 청동 바라도 요란하게 울렸다. 그리고
몰약(myrrh) 냄새와 사프란 냄새가 자욱해지면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394행—401행.

그들(미뉘아스의 딸들)의 베틀이 초록빛으로,
걸려 있던 천은 담쟁이덩굴 잎으로 변하기
시작했으며 일부는 포도 덩굴로 변했고, 방금
전까지도 실이었던 것이 덩굴손으로 변했다.
날실(세로 방향으로 놓인 실)에서는 포도나무 잎이
돋아났다. 자줏빛 직물은 희불그레한 포도송이에
자줏빛 광채를 주었다. 어느새 날이 저물어
어둡다고도 밝다고도 말할 수 없는 시간이,
그러니까 낮과, 망설이는 밤의 경계 구간이
돌아왔다.
402행—410행.

그때 갑자기 집이 흔들리고 기름 등불이
활활 타오르고 온 집안이 시뻘건 화염에 휩싸이며
사나운 들짐승의 허깨비들이 사방에서 울부짖는
것 같았다. 자매들은 불안감에 휩싸여 연기가 자욱한
집안 이곳저곳에 숨어 화염과 불빛을 피했다.
그들이 어두운 곳을 찾는 동안 껍질 같은 얇은
막이 그들의 가는 사지 위로 퍼지며 엷은 날개가
그들의 팔을 에워쌌다. 그들은 어둠 때문에
자신들이 어떻게 이전의 모습을 잃게 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410행—415행.

깃털 달린 날개가 그들을 들어올려 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들은 투명한 날개로 공중에 떠 있었다.
그들은 말을 하려 했으나 자신들의 오그라든 체구에 맞게 작은 소리만 냈고, 가냘픈 목소리로 찍찍대며
신세를 한탄했다. 그들은 숲이 아니라 집을 즐겨
찾았고, 햇빛을 싫어하며 밤에 날아다녔으며,
이름(라틴어 vespertilio 박쥐)도
늦은 저녁(vesper)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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