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행—104행.

아이네이아스(로마의 건국자)는
이곳들(이탈리아 반도의 끝에 있는 바다 괴물
스킬라와 그 맞은편 바다에 있는 위험항 바다
소용돌이 카립디스)을 뒤로하고 오른쪽으로는
파르테노페(캄파니아 지방에 있는 나폴리의
옛 이름)의 성벽 옆을,
왼쪽으로는 나팔수인, 아이올로스(트로이
사람)의 아들(미세노스)의 무덤(나폴리에 있는
쿠마이 시 근처에 있는 무덤)과
갈대가 무성한 늪지대 옆을 지나
쿠마이(그리스 에우보이아 섬의 칼키스 시민들이
기원전 8세기에 나폴리 서쪽 해안에 세운,
이탈리아애서 가장 오래된
그리스 식민지)의 해안에 도착한 다음,
[참고. 미세노 곶]

104행—113행.

오래 사는
시빌라(쿠마이 시에 있는 아폴로 신전의
여사제)의 동굴로 들어가서는
아베르나(쿠마이 시 근처에 있는 호수)를
지나 아버지(안키세스)의 망령을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시빌라는 한참 동안
땅바닥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가 마침내
신이 들려 눈을 들며 말했다.
"그대는 큰 것을 요구하시는구려,
그 손은 칼에 의해, 그 경건함은 불에 의해
검증된 위대한 행적의 영웅이여.
하지만 두려워하지 마시오, 트로이인이여!
그대는 소원을 이루어 내 인도 아래
엘리시움(사후의 낙원)의 거처와,
우주의 마지막 왕국(저승)과,
아버지(안키세스)의 소중한 환영을 볼 것이오.
미덕이 갈 수 없는 길은 없어요."
113행—132행.

시빌라는 아베르나(저승)의 유노(저승의 여왕
프로세르피나. 플루토의 아내)의
숲에서 황금으로 빛나는 가지를 가리키며
그것을 줄기에서 꺾으라고 명령했다.
아이네이아스는 시키는 대로 하여 무시무시한
오르쿠스(저승 또는 저승의 왕인 플루토의
별칭)의 부(富)와, 자신의 선조와, 고매한
안키세스의 연로한 그림자(망령. 고대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은 사람이 죽으면
저승에 가서 실체없는 그림자로 살아가는
것으로 믿었다)를 보았다.
또한 그는 그곳의 법과, 새로운 전쟁에서
자신이 어떤 위험을 겪어야 하는지도 배웠다.
그곳으로부터 지친 발걸음으로 되돌아오는 동안
그는 쿠마이의 안내자(시발라)와 대화하면서
노고를 덜었다. 그는 어두침침한 어스름을 지나
무시무시한 길을 걸으며 말했다.
"그대가 여신으로서 내 곁에 있든 신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소녀든 간에, 나는 그대를 언제나
신성으로 여길 것이며, 내 모든 것이 그대
덕분이라고 고백할 것이오. 그대의 뜻에 따라
나는 죽음의 세계에 다가가 그것을 보고 나서
그 세계에서 무사히 벗어났기 때문이오.
그 대가로 나는 지상의 대기로 돌아가면
그대를 위해 신전을 세우고, 그대의 명예를
위하여 분향할 것이오." 그러자 예언녀가
그를 돌아다보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는 여신이 아니며, 인간의 머리는
그 누구도 분향의 명예를 받을 자격이 없어요.
그대가 몰라서 실수하는 일이 없게 하려고
하는 말이지만,
132행—153행.

나는 끝이 없는 영원한 생명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았어요. 만약 내 처녀성이
포이부스(태양신 아폴로의 별칭)의 사랑을
받아들인다면 말이에요. 그분은
그것을 바라며 선물로 미리 나를 매수하고
싶어 말했어요. '쿠마이의 소녀여,
그대가 원하는 것을 고르도록 하라!
그러면 그대는 원하는 것을 가지리라.'
나는 한줌의 먼지 무더기를 가리키며
어리석게도 그 먼지 알갱이 수만큼 많은 생일을
갖고 싶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 세월이 줄곧
청춘이어야 한다는 요구를 깜빡했어요.
그러나 그분은 그 세월뿐아니라
영원한 청춘도 주시려고 했어요. 내가 그분의
사랑을 감수하기만 한다면 말이에요. 하지만
나는 포이부스의 선물을 무시하고 여태
미혼으로 남아 있어요. 어느새 행복한 시절은
내게 등을 돌리고 병약한 노령이 떨리는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는데, 그것을 나는
오랫동안 참고 견뎌야 해요. 나는 벌써
일곱 세기를 보냈지만, 내 나이가
먼지 알갱이 수와 같아지려면 아직도
삼백 번의 수확기와, 삼백 번의 포도 수확을
더 보아야해요. 긴긴 세월이 이 내 몸을
왜소하게 만들고 노령에 시든 내 사지가
최소의 무게로 오그라들 때가 오겠지요. 38
그러면 나는 사랑받았던 여자로
보이지도 않을 것이고, 신의 마음에 들었던
여자로도 보이지 않겠지요. 포이부스 자신도
아마 나를 몰라보거나 나를 사랑한 적이 없다고
하시겠지요.
나는 그만큼 변해 눈에 보이지도 않겠지만,
운명이 내게 목소리를 남겨놓아 사람들은
그 목소리로 나를 알아보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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