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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과 함께 읽는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14권. 키르케(Circe)와 스킬라(Scy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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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떼에 둘러싸인 스킬라 분수. 샤또 드 셩슈흐마흔 공원. 프랑스 파리.



1행—11행.

메시나 해협 위성 사진. 아이트나 산이 있는 시칠리아(Sicilia) 섬 북동부애 있는 도시 메시나(Messina)와 이탈리아 반도의 끝 칼라브리아(Calabria) 주 사이에 있는 좁은 메시나 해협. 칼리브리아(Calabria) 주에 있는 도시 레조디(Reggio).


그리고 어느새 부풀어오른 바닷물에 사는,
에우보이아(에게 해에 있는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섬) 출신 거주자(글라우코스)는
기가스(괴물 티폰)의 목구멍 위에 쌓여 올려진
아이트나 산(시칠리아 섬에 있는 활화산)과,
써레(갈퀴)와 쟁기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한 멍에 밑에 맨 한 쌍의 황소에게 아무런 신세도
지지 않은, 키클롭스족의 들판(시칠리아 섬의
들판)을 뒤로했다. 그는 또 장클레(시칠리아 섬
북동부에 있는 도시 메시나의 옛 이름)와,
그 맞은편에 있는 레조디(이탈리아 반도
칼라브리아 주에 있는 도시)의
성벽과, 배를 난파시키는 해협(메시나 해협)을
뒤로했는데, 두 해안 사이에 갇힌 이 해협이
아우소니아(이탈리아, 특히 남이탈리아를
말한다) 땅과 시칠리아 땅의 경계이다.
그곳으로부터 글라우코스는 강력한 팔로
티르레니아 해(이탈리아의 서남해)를
헤엄쳐 건너 태양신(헬리오스)의 딸 키르케의
약초가 많은 언덕과
온갖 야수가 득실대는 그녀의 궁전에 도착했다.
글라우코스는 키르케를 만나 인사를
주고받은 다음 말했다.


[참고. 시칠리아 섬]

시칠리아의 지형. 고대 로마 시대에는 삼각형 모양의 모습을 따서 트리나크리스(라틴어 Trinacris)로 불렸다. Mount Etna(아이트나 또는 에트나 활화산). 시칠리아 북동부에 있는 도시 메시나(Messlna). 메시나 맞은편의 이탈리아 반도의 끝 칼리브리아 주.




12행—24행.

시칠리아 섬 북동부에 있는 도시 메시나 맞은편 칼라브리아에 있는 스킬라(Scylla) 바위.


"여신이여, 제발 신을 불쌍히 여기시오!
그대만이 내 이 상사병을 고칠 수 있기 때문이오.
내가 그럴 자격이 있어 보인다면 말이오.
티탄(태양신 헬리오스)의 따님이여, 약초가 어떤
효능을 지녔는지는 어느 누구도 나만큼 더 잘
알지 못하오. 나는 약초에 의해 변신했으니까요.
그대도 알도록 내 이 상사병의 원인을 이야기하겠소.
나는 메시나(시칠리아 섬 북동부에 있는 도시)의
성벽 맞은편 이탈리아의 해안에서
스킬라를 보았소. 내가 한 약속과 간청과 감언이설과
그녀에게 거절당한 내 말을 또다시 이야기하기가
쑥스럽군요. 그대의 주문(呪文)에 어떤 힘이 있다면
그대는 신성한 입으로 주문을 외우시거나,
아니면 약초가 더 효험이 있다면 효험 있는 약초의
검증된 힘을 사용해주시오. 내가 바라는 것은
그대가 내 이 상처를 치료하거나 고쳐주는 것이
아니오. 그대는 내 정염(불꽃 같은 정)을
끝내지 말고 그녀(스킬라)가 그것(정염)을
나눠 갖도록 하시오!"



25행—36행.

글라우코스의 인물관계도.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하지만 키르케는 <그 원인이 그녀(키르케)
자신에게 있든 아니면 그녀의 아버지(헬리오스)의
고자질(헬리오스는 아레스와 아프로디테의 간통을
그녀의 남편 헤파이스토스에게 고자질했다)에
화가 난 아프로디테가 그렇게 만들었든 그녀는
어느 누구보다도 그런 정염에 약한 까닭에>
이런 말로 대답했다. "그대는 그대와 같은 것을
원하고 바라며 같은 애욕에 사로잡힌 여자를
따라다니는 편이 더 나을 거예요. 그대는
구애받을 자격이 있으며, 틀림없이
구애받을 수 있었을 거예요. 내 말 믿으세요.
그대는 희망을 주기만 하면 지금도 구애받을
거예요. 그대는 이를 의심하지 말고
그대의 외모에 자신감을 갖도록 하세요. 보세요,
나는 여신이고, 찬란한
태양신(헬리오스)의 딸이고, 주문과 약초로
그토록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그대의 것이 되는 게 소원이에요. 경멸하는 여자를
경멸하고, 따르는 여자를 그대도 따르세요!
그리하여 하나의 행동으로 두여자(스킬라와
키르케)가 마땅한 보답을 받게 하세요!"



37행—50행.

스킬라가 휴식을 위해 즐겨 찾는 곳에 독액을 뿌리는 마녀 키르케. 180 cm x 87.4 cm.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1849–1917).


이런 말로 유혹하는 여신에게 글라우쿠스가
말했다. "스킬라가 살아 있는 동안 그녀를 향한
내 사랑이 변하기 전에 먼저 바닷물에서 나뭇잎이
돋아나고 산꼭대기에서 해초가 자랄 것이오."
여신은 분개했다.
그러나 그녀는 신 자신은 해칠 수 없었기에
(또 그를 사랑하는 터라 해치고 싶지 않았기에)
자기보다 선호된 소녀에게 분풀이를 했다.
자신의 구애가 거절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그녀는 지체 없이 무시무시한 즙이 우러나오는
악명 높은 독초들을 한데 빻으며 빻은 것에다
헤카테(모든 마녀의 여신)의 주문을 섞었다.
그러고는 검푸른 옷을 입고,
아양을 떠는 야수들 무리 사이를 지나
궁전을 떠나더니 장클레(메시나)의 암벽들
맞은편에 있는 레기오로 향했다.
여신은 끓어오르는 파도 위를 마치 단단한
땅 위에서 발걸음을 옮겨놓듯 거닐었고,
바닷물의 수면 위를 마른 발로 내달았다.



51행—58행.

스킬라(Scylla)의 집이라고 알려져 있는 이탈리아 반도의 끝 칼라브리아 주에 있는 스킬라(Scilla) 바위.


활처럼 굽은 조그마한 만(灣)이 하나 있었는데,
스킬라가 휴식을 위해 즐겨 찾던 곳이었다.
태양이 중천에 올라 정상에서 가장 강하게 비추며
그림자를 가장 짧게 만들 때면 스킬라는 바다와
하늘의 열기를 피해 그곳으로 물러가곤 했다.
이 만을 여신은 소녀가 오기 전에 괴물을 만들어내는
독약으로 오염시켰다. 그러고는 그 위에다 해로운
뿌리에서 짜낸 독액을 뿌리더니 알아들을 수 없는
놀라운 말로 된 주문을 마법에 능한 입술로
아홉 번씩 세 차례 읊조렸다.



59행—69행.

개떼에 둘러싸인 스킬라. 안토니오 템페스타(1555–1630).


그러자 스킬라가 왔다. 그녀는 허리까지 물속에
들어갔을 때 자신의 하반신이 멍멍 짖어대는
괴물들에 의해 일그러져 있는 것을 보았다.
처음에는 그것들이 자신의 신체의 일부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아 그녀는 파렴치한 개들의 주둥아리가
무서워 도망치며 쫓아버리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피하는 것들을 함께 끌고 갔고,
자신의 허벅지와 다리와 발을 더듬어 찾다가
그것들 대신 케르베루스(지옥문을 지키는 머리가
셋 달린 괴물개)처럼 쩍 벌린 개의 주둥아리들을
발견했다. 그녀는 미쳐 날뛰는 개떼 위에
서 있었고, 불구가 된 하반신과 위로 솟은
아랫배로 밑에 있는 개떼의 등을 통솔하고 있었다.
그녀를 사랑하는 글라우코스는 눈물을 흘렸고,
약초의 효능을 너무 적대적으로 사용한
키르케와의 교합을 피해 달아났다.



70행—74행.

스킬라(Scylla)의 집으로 알려져 있는 이탈리아 반도의 끝 칼라브리아 주에 있는 스킬라(Scilla) 바위.


스킬라는
그곳에 그대로 남아 있다가 키르케에게
분풀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자
오디세우스에게서 전우들을 약탈했다."
그녀는 그 뒤 곧 테우케르 백성의 함선들도
침몰시켰을 것이나, 그러기 전에 그녀는
암초로 변했고 그 뒤에도 선원들은 암초가 된
그녀를 피한다. 그 바윗돌들은 오늘날에도
그곳에 솟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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