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4행—620행.

비록 형상이 바뀌기는 했으나 두 사람(뱀으로
변한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에게는
외손자(세멜레의 아들 바쿠스)가 큰 위안이
되었으니, 정복당한 인디아가
그(바쿠스, 카드모스의 아버지 아게노르의
증손자)를 섬기고 아카이아(펠로폰네소스
북부 해안 지방)가 신전을 세워
그를 경배하려고 몰려들었던 것이다.
같은 가계(家系)에서 태어난,
아바스(벨루스의 손자)의 아들 아크리시우스만이
(아게노르와 벨루스는 형제간이다)
자신이 다스리는 도시 아르고스의 성벽 안으로
신(바쿠스)을 들여놓지 않고 무력으로 신에게
대항했으며, 그분(바쿠스)이 유피테르(제우스)의
아들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아크리시우스)는
또 다나에(아크리시우스 왕의 딸)가
황금 소나기에 의해 잉태한 페르세우스(제우스와
다나에의 아들) 역시 유피테르의 아들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제우스는 황금 소나기로
변신하여 다나에와 동침한다) 하지만 그 뒤 곧
아크리시우스는 신(바쿠스)을 박해하고
자신의 외손자(페르세우스)를 인정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진실의 힘은 그만큼 위대하다.)
그중 한 명(바쿠스)은 이미 하늘에 올려지고,
다른 한 명(페르세우스)은 머리털이 올올이 뱀인
괴물(메두사)이라는 놀라운 전리품을 갖고
윙윙거리는 날개(천마 페가수스의 날개)로 대기
사이를 지나오고 있었다. 그가 승리자로서
리비에(지금의 북아프리카 지방)의 사막 위를
날고 있을 때 고르고(메두사)의 머리에서 핏방울이
떨어졌다. 그러자 떨어지는 핏방울을 대지가 받아
여러 뱀으로 살려냈다. 그래서
그나라(리뷔에)에는 무서운 뱀떼가 우글거린다.
[참고. 카드모스 인물관계도]

바쿠스(디오니소스)는
유피테르(제우스)와 세멜레의 아들이다.
[참고. 아카이아]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북부 해안 지방 아카이아(CHAEA)와
동부 해안 도시 아르고스(Argos).
621행—642행.

그곳(리비에)으로부터 그는 서로 다투는 바람들에
실려 비구름이라도 된 듯 광대한 하늘 위를 때로는
이리로, 때로는 저리로 떠다녔다. 그는 높은
하늘에서 멀리 저 아래 있는 나라들을 내려다보며
온 세상 위를 두루 날아다녔다. 세 번이나 그는
차디찬 곰들(북극 부근에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을
보았고, 세 번이나 게(게자리)의 집게발을 보았으며,
때로는 서쪽으로, 때로는 동쪽으로 실려갔다.
이제 날이 저물자 그는 자신을 밤에 맡기기가
두려워 먼 서쪽 너머에 있는 아틀라스의
영토(서쪽 끝)에 멈춰 섰으니,
루키페르(루시퍼 Lucifer ’빛을 가져다 주는 자‘
라는 뜻. 샛별)가 아우로라(새벽의 여신 에오스)의
불(샛별, 새벽별)을 깨우고 아우로라(에오스)가
낮의 마차(헬리오스의 태양 마차)를 불러낼
때까지 잠시 쉬어 갈 참이었다. 이곳에는
거대한 몸집으로 인간을 능가하는,
이아페투스(티탄 신족)의 아들 아틀라스가 있었다.
그는 세상의 끝(서쪽 끝)과, 태양신(솔, 헬리오스)의
헐떡거리는 말들(태양 마차를 끄는 4마리의 신마)과
그(헬리오스)의 지친 마차를 물속으로
받아들이는 바다(아틀라스 해)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에게는 수 천마리의 양떼가 있었고, 또 그만큼
많은 소떼가 풀밭 위를 마음대로 돌아다녔으며
아틀라스의 영토(서쪽 끝) 주위에는 서로 맞닿은
이웃나라도 없었다. 그곳에는 반짝이는 황금으로
빛나는 나뭇잎이 황금 가지와 황금 사과들을
가리고 있는 나무(황금 사과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여보시오.“ 하고 페르세우스가 그에게 말을
건넸다. ”그대에게 혹시 고귀한
가문(이아페토스와 클리메네의 아들)의 영광이
어떤 의미를 갖는다면, 유피테르(제우스)께서
내 아버지오. 혹시 업적에 감탄하신다면 그대는
내 업적에 감탄하실 거요. 내가 바라는 것은
접대와 휴식이오.“
[참고]

큰곰자리는 천구의 북극 부근에 있고
북두칠성을 포함하는 곰 모양의
별자리이다. 곰의 모양을 한 이 별자리는 북반구
중위도 이상에서는 연중 볼 수 있다. 북극성이 포함된
작은곰자리
또한 북극 근처에 있어서 서로 대조를 이룬다.
[참고]

642행—662행.

아틀라스는 이 순간 파르나소스(그리스 포키스
지방의 산)의 테미스(정의와 예언의 신)가 일러준
해묵은 신탁(신의 말씀)이 생각났다.
”아틀라스여, 그대의 나무가 황금(황금 사과)을
약탈당할 때가 올 것인즉 그 약탈의 명성은
유피테르(제우스)의 아들(페르세우스)이 차지할
것이오. 그 뒤 이 신탁이 두려워진 아틀라스는
자신의 과수원을 튼튼한 담으로 두르고는
거대한 용(라돈)을 시켜 지키게 했으며, 이방인은
그 누구도 자신의 나라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그는 페르세우스에게도 ”멀리 꺼지시오. 여기서는
그대가 거짓말한 업적의 영광도, 유피테르도
그대에게 도움이 안 될 테니까.“ 라고 했다.
그가 위협에 이어 폭력을 쓰며 페르세우스를
두 손으로 밀어내려 하자 페르세우스는
주춤거리며 부드러운 말에 거센 말을 섞었다.
힘에서 밀리자 (하긴 힘으로 아틀라스를
당할 자가 있겠는가?)
페르세우스가 ”그대가 내 우정을 이토록
대수롭지 않게 여기시니, 선물이나 하나
받으시오!“ 라고 말한 다음 그 자신은 돌아선 채
왼손으로 메두사의 징그러운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자 아틀라스는 큰 덩치 그대로 산이 되었으니,
수염과 머리털은 나무로 변하고, 어깨와 팔은
산등성이가 되었으며, 전에 머리였던 것은
산꼭대기가 되고, 뼈는 돌이 되었다. 그러고 나서
아틀라스가 모든 부분에서 엄청난 크기로 자라니
(신들이시여, 그대들이 정하셨습니다.)
하늘 전체가 수많은 별과 함께 그의 어깨 위에서
쉬었다.
[참고]

포키스(PHOCIS) 지방의
파르나소스 산(Mt. Parnassos).
'미술 작품과 함께 읽는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4권. 메두사(Medusa). (6) | 2025.01.22 |
---|---|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4권. 안드로메다(Andromeda)의 구출. (6) | 2025.01.21 |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4권. 카드모스(Kadmos)와 하르모니아(Harmonia). (5) | 2025.01.18 |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4권. 이노(Ino)의 시녀들. (4) | 2025.01.18 |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4권. 아타마스(Athamas)와 이노(Ino). (9) | 2025.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