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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과 함께 읽는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8권. 다이달로스(Daedalus)와 이카로스(Ica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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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1635–1637). 195 cm x 180 cm. 페테르 파울 루벤스(1577–1640).



183행—202행.

밀랍으로 이카루스의 날개를 형성하는 다이달루스(18세기). 프란츠 자베르 바겐슈엔(1726–1790).


그사이 다이달루스는 크레테와 자신의
긴 추방 생활에 —다이달루스는 12살 조카
페르딕스(톱과 컴파스 등을 발명)의 천재성을
시기하여 살해했고 그로 인해 아테나이에서 크레테
섬으로 쫓겨났다— 싫증이 나 고향(아테나이)이
그리웠지만 바다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는 말했다.
“비록 그(미노스)가 육지와 바다를 봉쇄한다
하더라도 하늘이 열려 있는 것은 확실해.
나(다이달루스)는 그(하늘) 길로 가리라.
미노스(크레테 섬의 왕)가 모든 것을
소유한다 해도 대기(하늘)는 소유하지 못하지.“
이렇게 말하고 그는 그때까지 알려지지 않은
기술에 마음을 쏟으며 자연법칙을 바꾸었다.
말하자면 그는 깃털들을 모아 가장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점 더 긴 것을  붙여나가는
식으로 순서대로 배치했다. 그대는 그것이
비스듬하게 자라났다고 생각했으리라.
그 모양은 시골 목적(목동의 피리)을  만드는 데
쓰인 갈대들이 차츰 길이가 길어지는 것과
같았다. 그는 깃털들을 가운데 부분은 실로 묶고
아래 부분은 밀랍으로 이어 붙였다.
그러고는 그것들을 조금 구부리자 진짜
새 날개처럼 보였다. 소년 이카루스는 옆에 서서
자신이 자신의 위험을 가지고 노는 줄도 모르고
명량한 얼굴로 때로는 지나가는 미풍에 떠다니는
깃털을 잡기도 하고, 때로는 엄지손가락으로
노란 밀랍을 이기면서 자신의 유희로
아버지의 놀라운 작업을 방해하곤 했다.
시작한 일에 마지막 손질을 하고 나서
장인(다이달루스)은 두 날개를 달고 몸의
균형울 잡더니 날개룰 아래위로 움직이며
공중에 떠 있었다.


203행—208행.

목동자리, 사냥개자리, 머리털자리, 사분의자리. ‘우라니아(천문의 여신)의 거울’ 10번 별자리 카드. 목동자리는 하늘에서 세 번째로 밝은 별을 포함한다.


그는 아들에게도 가르쳐주며 말했다.
“이카루스야, 내 너에게 일러두거니와,
중간을 날도록 해라. 너무 낮게 날면 네 날개가
물결에 무거워질 것이고, 너무 높이 날면
불에 타버릴 테니까. 그 둘의 중간을 날아라!
너에게 명령하노니, 너는
보오테스(Bootes 목동자리)와
헬리케(큰곰자리의 별칭)와
칼을 빼어든 오리온(오리온자리)은 보지 말고
내가 인도하는 대로 진로를 잡도록 해라! “


[참고, 큰곰자리]

큰곰자리(Ursa Major). 1824년. ‘우라니아(천문의 여신)의 거울’ 9번 별자리 카드.


큰곰자리는 천구의 북극 부근에 있고 북극성이
보여 북두칠성을 포함하는 곰 모양의 별자리이다.
곰의 모양을 한 이 별자리는 북반구 중위도
이상에서는 연중 볼 수 있다. 작은곰자리 또한
북극 근처에 있어서 서로 대조를 이룬다.



[참고, 오리온자리]

칼을 차고 있는 오리온자리(1824). ‘우라니아(천문의 여신)의 거울’ 29번 별자리 카드.

오리온자리는 천구의 적도에 걸쳐 있는 별자리다.


208행—211행.

다이달루스와 이카루스(1645). 147 x 117 cm. 안드레아 사치(1599–1661).


그러고는 아들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주며
몸에 익지 않은 날개들을 아들의 양어깨에
맞춰주었다. 일하고 충고하는 동안 노인의
두 볼은 눈물에 젖었고, 아버지의 두 손은 떨렸다.


211행—219행.

다이달루스와 이카루스(1536). 41.9 x 31.6 cm. 줄리오 로마노(1499–1546).

그는 아들에게 입맞추었다. 하지만 두 번 다시
그러지 못할 것이었다. 그러더니 그는 날개를 타고 떠올라 앞장서서 날며 자신의 동행자를 염려했다.
마치 높다란 둥지에서 보들보들한 애송이들을
대기 속으로 데리고 나온 새처럼. 그는 따라오라고 아들을 격려하며 치명적인 기술을 가르쳤고,
그 자신은 날개를 퍼덕이며 아들의 날개를
뒤돌아보았다. 멀리는 낚시꾼이든, 지팡이에 기대선
목자이든,  쟁기의 손잡이에 기대선 농부이든
더러는 이들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219행—225행.

이카루스의 추락이 있는 풍경(1555). 74 x 112 cm. 피테르 브뢰헬(1526–1569).


하늘을 날 수 있는 이들이야말로 신이라고
믿었다. 어느새 유노(헤라)에게 봉헌된
사모스(이오니아 지방 앞바다에 있는 섬)가
왼쪽에 있었고 오른쪽에는 레빈토스와
꿀이 많이 나는 칼륌네가 있었다 —레빈토스와
칼륌네는 스프라데스 군도에 속하는 섬들이다—
(델로스와 파로스는 지난지 오래였다.)
그때 소년은 대담한 비상에 점점 매료되기
시작하여 길라잡이(다이달루스)를 떠나 하늘 높이
날고 싶은 욕망에 이끌려 더 높이 날아올랐다.


225행—230행.

이카루스의 추락이 있는 풍경의 세부 사항.


얼마나 솟아올랐는지 가까워진 작열하는
태양이 그의 날개를 이어 붙인 향내 나는 밀랍을
무르게 만들었다. 밀랍이 녹아버리자 그는
맨 팔들을 아래위로 움직이며 허우적거렸다.
하지만 노(날개)가 없어 공중에 떠 있을 수가
없었다.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던 그의 입은
검푸른 바닷물에 삼켜졌고,
그 바닷물은 그(이카루스)에게서
이름(이카리움 해)을 따왔다.


230행—236행.

이카루스의 시신을 안치하는 다이달루스와 기뻐하는 페르딕스(자고새). 1522.


이제 더 이상 아버지가 아닌 불행한 아버지는
“이카루스야, 이카루스야, 너 어디 있느냐?
내가 어느 곳에서 너를 찾아야 하느냐?
이카루스!” 하고 울부짖고 또 울부짖었다.
그리고 깃털들이 물결에 떠 있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재주를 저주하며
아들의 시신을 무덤에 묻어주니,
이 나라는 묻힌 소년(이카루스)에게서
이름(이카리아 섬)을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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