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행—3행.

미뉘아이족(보이오티아 지방의 오르코메누스 도시에
살던 부족으로 그들의 왕 미뉘아스에서 이름을따온 부족)은 파가사이(테살리아 지방의 해안 도시)
항에서 건조된 배를 타고 어느새 물살을 갈랐다.
그들은 눈이 멀어 영원한 어둠 속에서 의지가지(의지할 만한 곳이나 사람)없이 노년을 보내던 피네우스(트라키아의 전설적인 예언자이자 왕)를 만났고,
[참고]

<신들의 계보> 992행—1002행.
아이손(크레테우스와 티로의 아들)의 아들(이아손)은
제우스께서 양육하신 왕인 아이에테스(콜키스의 왕)의 딸(메데이아)을 신들의 뜻에 따라 아이에테스에게서
데려갔다. 위대하고 거만한 왕으로 사악하고 폭력적인
무법자 펠리아스(포세이돈과 티로의 아들로 아이손의
이복형)가 그(이아손)에게 부과한 한숨을 자아내는
숱한 시련(황금 양모를 찾기 위한 원정)을 마치고 나서. 시련을 마친 뒤 아이손의 아들(이아손)은 반짝이는
눈의 소녀(메데이아)를 날랜 배에 태우고 천신만고
끝에 이올코스(테살리아 지방의 해안 도시)에
도착하여 그녀(메데이아)를 꽃다운 아내로 삼았다.
그러자 그녀(메데이아)가 백성들의 목자(牧者
백성들을 지키는 자) 이아손에게 눌려 아들
메데이오스를 낳으니, 필리라(오케아노스의 딸,
물의 요정)의 아들 케이론(헤라클레스, 이아손,
아킬레스의 스승)이 산속에서 그(메데이오스)를
길렀고, 그리하여 위대한 제우스의 뜻이 이루어졌다.
[참고]

보이오티아 지방의 오르코메네(Orchomène,
오르코메노스 Orchomenos), 테베(Thèbes).
테살리아 지방 마그네시아 현의 해안 도시
이올코스(lolcos).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미케네(Mycènes).
[참고]

테살리아(Thessaly) 지방의 파가사이(Pagasae)
만(灣)의 이올코스(Iolcos). 마르마라 해 =
고대 프로폰티스(Propontis).
[참고]

<아르고 호의 선원들의 항로>
파가사이(Pagasai) 항 ⭢ 이올코스(IOLKOS)⭢
에게 해(Aegean Sea) ⭢ 렘노스 섬(Lemnos)
트라키아(Thracia) ⭢ 다르다넬스 해협(Dardanelles) ⭢ 마르마라 해(Sea of Marmara) ⭢ 이스탄불 시(Istanbul) ⭢ 보스포로스 해협(Bosphoros) ⭢ 흑해(Black Sea) ⭢파시스(Phasis) 강 ⭢ 콜키스(Kolkhis).
3행—16행.
북풍(북풍의신 보레아스)이 낳은 젊은이들(칼라이스와 제테스 쌍둥이 형제)이 날개 달린 소녀(하르피이아이)를 비참한 노인(피네우스, 칼라이스와 제테스의 매형)의
입(피네우스가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려 할 때)에서
쫓아버렸다. 그들은 천신만고 끝에
저 유명한 이아손(테살리아 지방 이올코스 도시의
왕인 아이손의 아들)의 지휘 아래 마침내 진흙이
많은 파시스 강(흑해 동쪽 콜키스 지방의 강, 오늘날
리오니 강)의 급류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그들이
왕(콜키스의 왕 아이에테스)에게 다가가 푸릭소스(보이오티아의 왕 아타마스의 아들)의 양모피(황금 양모피)를 요구하고 왕은 미뉘아이족에게 엄청난
노고라는 무시무시한 조건를 제시하는 동안 아이에테스의 딸(메데이아, 아이에테스와 이다이아의 딸)은 뜨거운 사랑의 불길에 휩싸였다. 그녀는 오랫동안 버텼지만
이성으로는 자신의 광기를 이길 수 없자 “메데이아,
싸워봤자 소용없어! 누군지는 몰라도
어떤 신이 너를 방해하고 있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은 틀림없이 이런 것이거나
이와 비슷한 것일 거야. 그렇지 않다면 나는 왜
아버지의 명령이 너무 가혹해 보이는 거지? 그 명령은
사실 너무 끔찍해. 왜 본지 얼마 되지도 않는
그(이아손)가 죽지나 않을까 두려워하지?
[참고]

아르고 호 원정대가 콜키스로 가는 길에 폭풍을 피해 잠시 피네우스의 나라(트라키아)에 들렀을 때 장님이 된
피네우스는 하르피이아들 때문에 굶어 죽기 직전의
비참한 상태에 있었다. 아르고 호
원정대가 예언자 피네우스에게 자신들의 모험이
어떻게 끝나게 될지 알려 달라고 청하자
피네우스는 하르피이아의 괴롭힘을 물리쳐 주면
알려 주겠다고 대답했다. 아르고 호 원정대는 그
조건을 받아들여 그를 자신들의 식탁에 초대하였다.
피네우스가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려 하자 또 하르피이아들이 어디선가 날아왔다. 그러자 북풍의 신 보레아스의 두 아들 칼라이스와 제테스가 하늘로 날아올라 하르피이아 들을 이오니아 해의 섬까지 그 뒤를 쫓는다. 그곳에서 칼로 죽이려는 순간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가
나타나 만류한다. 피네우스를 괴롭히는
일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여신의 약속을 받고서
하르피이아이를 살려준다. 그 보답으로 피네오스는
아르고 원정대가 만나게 될 위험을 알려 주었다.
그는 원정대에게 바다에서 '서로 맞부딪치는 바위'
심플레가데스를 지나게 될 텐데, 먼저 비둘기를 날려서 이곳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는지 알 아보라고 했다.
비둘기가 무사히 통과하면 그들도 별 탈 없이
통과할 수 있겠지만 길이 막혀 비둘기가 되돌아오면
그것은 신들의 뜻이니 그들도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르고 원정대는 실제로 심플레가데스라고
불리는 푸른 빛 암초에 이르러 비둘기를 날려 보았 다.
비둘기는 꼬리 깃털만 조금 손상된 채로 암초
사이를 무사히 통과했다. 아르고호는 암초들 사이 가
벌어지기를 기다렸다 빠르게 노를 저어 나갔고,
비둘기처럼 선미만 가볍게 부서진 채로 통과할 수
있었다. 그 뒤로 심플레가데스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고정된 바위가 되었다.
[참고]


[참고]

황금 양모피에 얽힌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그리스
보이오티아 지방에 있는 오르코메노스 시의 왕
아타마스는 님프 네펠레(Neplhcle '구름')와
결혼하여 프릭소스(Phrixus 그/ Phrixos)와
헬레 (Helle) 남매의 아버지가 된다.
그 뒤 네펠레가 죽자 또는 그의 곁을 떠나자 아타마스는 세멜레 의 언니 이노와 재혼한다. 이노는 의붓자식들이 미워 죽이기로 작정한다. 그래서 그곳의 여인들을
설득해 이듬해에 뿌릴 씨앗을 볶게 한다. 그리하여
농사를 망쳐 나라에 기근이 들자 그녀 는 델피에 있는
아폴로의 신탁소로 사절단을 보내 기근을 막을 방법을
알아오게 한다. 사절단은 돌아와 이노의 지시대로
프릭수스와 헬레를 제물로 바쳐야만 기근을 면할 수 있다는 신탁을 들었다고 거짓 보고를 한다. 남매가 제물로
바쳐지기 직전에 어머니 네펠레가 황금 양모를 가진
숫양 한 마리를 보내주어 그들은 그것을 타고 흑해
동쪽 기슭에 있는 콜키스로 날아간다. 헬레는 도중에
현기증이 나서, 그녀의 이름에서 따와 헬레스폰투스(Hellespontus 그/ Hellespontos'헬레의 바다'
지금의 다다넬즈 해협)라고 불리는 바다에 빠져 죽고
프릭수스는 콜키스에 도착해 숫양을 제우스에게
제물로 바친다. 그리고 그 양모피는 마르스(전쟁의 신
아레스)의 원림에 걸어두고 잠들지 않는 용을
시켜 그것을 지키게 한다. 훗날 그리스의 영웅 이아손
일행이 아르고 호를 타고 콜키 스로 가서 메데아 공주의 도움으로 천신만고 끝에 그것을 찾아 그리스로 가져온다.
[참고]

이올코스(Iolcos) ⭢ 에게 해(Aegean Sea) ⭢
다르다넬스 해협(Dardanelles) ⭢ 마르마라 해(Sea of Marmara) ⭢ 이스탄불(Istanbul) ⭢ 보스포로스 해협(Bosporous) ⭢ 흑해(Black Sea) ⭢
콜키스(Colchis).
16행—62행.
내가 이토록 두려워 하는 까닭이 뭐지? 불행한 소녀여,
타오르는 불길을 네 소녀의 가슴에서 떨쳐버리도록 해. 할 수만 있다면! 할 수만 있다면 좀더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어. 하지만 어떤 이상한 힘이 싫다는
나를 끌어당기고 있어. 욕망은 이래라 하고, 이성은
저래라 하는구나. 더 나은 것을 보고 그렇다고
시인하면서도 나는 더 못한 것을 따르고 있어.
이 공주님아, 왜 너는 이방인(테살리아 지방
이올코스 도시의 이아손)을 향한 사랑으로 자신을
불태우며, 왜 낯선 세상과 결혼할 생각을 하는 거지?
이 나라(흑해 동쪽의 콜키스 지방)도 네가 사랑할
만한 것을 줄 수 있어. 그가 사느냐 죽느냐 하는 것은
신들에게 달려 있어. 그래도 그가 살았으면 좋겠어!
사랑하지 않더라도 이 정도는 기원할 수 있는
거라고. 사실 이아손이 무슨 나쁜 짓을 저질렀지?
비정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누가 이아손의 청춘과
가문과 용기에 반하지 않을 수 있어? 다른 것은 다
그만두고라도 준수한 그 용모에 누가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확실히 내 마음은 반했어. 그래도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그는 황소의 입김을 쐬고, 손수 씨를
뿌린, 땅에서 태어난 무리와 싸울 것이며, 아니면
다른 야수처럼 그 게걸스러운 용의 먹이가 될 거야.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둔다면, 그때는 내가 호랑이의
딸이며 내 심장이 무쇠와 돌로 되어 있다고 인정하는
셈이나 마찬가지지. 한데 나는 왜 그가 죽는 꼴을
보지 못하고 그것을 봄으로써 내 두 눈을 공범으로
만들지 못하는 거지? 왜 그에게 덤비라고 황소들과 대지에서 태어난 사나운 전사들과 잠들지 않는 용을 부추기지 못하는 거지? 신들이시여, 더 나은 것을
원하소서! 하지만 그러자면 기도할 일이 아니라
행동해야지. 내가 아버지의 왕좌를 배신하고,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이방인(이아손)을 도움으로 살려내고
내 도움으로 무사한 그가 나를 버리고 바람에 돛을
올리고 떠나가 다른 여인의 남편이 되고 이 메데이아는
뒤에 남아 벌을 받으면? 만약 그가 그런 짓을 할
위인이고 다른 여인을 나보다 더 선호한다면, 그런
배은망덕한 자라면 죽어 마땅해. 하지만 얼굴 표정을
보나 고결한 성품을 보나 우아한 외모를 보나 나를
속이거나 내 공로를 잊어버리지는 않을까 두려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그는 미리 내게 언질을 줄 것이며, 나는 신들이 우리 약조의 증인이 되도록 조를
거야. 너는 안전한데 뭘 두려워하는 거지? 이제 준비를
하자. 조금도 지체하지 말자. 이아손은 영원히
너를 생명의 은인으로 알 것이고, 엄숙한 결혼식으로
너와 결합할 것이며,
펠라스기족(고대 그리스의 선주민 부족 가운데 하나로
흔히 여기서처럼 ‘그리스인들’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의 모든 도시에서 어머니들의 무리가
너(메데이아)를 그(이아손)의 구원자로 찬양할
거야. 그렇게 형제자매와 아버지와 신들과
고향땅(콜키스)을 뒤로한 채 바람에 돛을 달고 떠나갈 수
있을까? 정말이지 내 아버지는 잔혹한 분이시고,
정말이지 내 나라(콜키스)는 야만국이고,
오라비(암시르투스)는 아직 어린아이이며,
언니(프릭수스와 결혼한 칼키오페)는 내가 잘되기를
빌고 있어. 그리고 가장 위대하신 신(사랑의 신 아모르)은 내 안에 있어. 나는 위대한 것들을 떠나는 게 아니라
위대한 것들을 쫓고 있어. 아키비족(그리스인들,
특히 트로이아에서 싸운 그리스인들) 젊은이를 구했다는 영예, 더 나은 나라와 이곳에서도 그 명성이
자자한 도시들에 대한 견문, 그곳의 문화와 예술,
온 세상이 가진 것을 다 준다 해도 바꾸고 싶지 않은 그이, 아이손의 아들(이아손) 말이야. 그가 내 신랑이 된다면
나는 신들의 사랑을 받는 행복한 여인이라는 말을 들을
것이며, 내 머리는 하늘의 별들에 닿을 거야.
하지만 어떤 산들인지는 몰라도 사람들 말로는,
산들이(심플레가데스, ‘맞부딪치는 바위들‘.
흑해에 있던 이 두 바위산은
[참고]

62행—77행.
그 사이로 무엇이 지나갈 때마다 맞부딪쳤다고 한다)
바다(흑해) 한가운데서 서로 맞부딪치고, 함선들
에게 적대적인 카리브디스(이탈리아와 시칠리아
사이의 바다 요정)가 바닷물을 삼켰다 토해내고,
허리에 사나운 개떼를 두른 게걸스러운 스킬라(카리브디스 맞은편 바다 요정)가 시칠리아의 심해에서
짖어댄다던데 이를 어떡한담? 나는 사랑하는 이아손의 품에 안겨 쉬면서 먼 바닷길을 항해할 것이고,
그의 품에서라면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을 거야.
혹시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내 남편을 위해서겠지. 메데이아야, 너는 그것을 결혼이라고 생각하니? 너는 네 죄에다 그런 그럴듯한 이름을 붙일 수 있니? 네가 얼마나 큰 그릇된 짓에 다가가고 있는지 잘 보고,
아직도 그럴 수 있을 때 범행을 피하도록 해!“
그녀가 이렇게 말하자 그녀의 눈앞에
도리와 효성과 겸손이 자리잡고 섰다. 그러자
쿠피도(사랑의 신 에로스)가 패하여 어느새 등을 돌렸다. 그녀는 깊은 숲속의 그늘진 원림에 있는, 페르세스의
딸 헤카테(페르세스와 아스테리아의 딸)의 오래된
제단으로 갔다. 이제 그녀는 강하고 용감했으며,
사랑의 정염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하지만 아이손의 아들(이아손)을 보자 꺼져가던 불이 다시 활활 타올랐다.
[참고]

<바다 요정 카리브디스>
카리브디스 맞은편에는 바위로 변한 바다 요정
스킬라(Scylla)가 있다.
[참고]

<스킬라와 글라우코스>
글라우코스는 스킬라를 짝사랑했지만 그녀는 하반신이 물고기에 기괴하게 생긴 그의 사랑을 거부했다.
글라우코스는 키르케에게 스킬라가 자신을 사랑하게
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남몰래 글라우코스를 사랑했던
키르케는 대신 자신을 사랑해 달라고 호소했다.
허나 글라우코스는 키르케를 거부했고 키르케는
질투심으로 스킬라에게 마술을 걸어 허리 아래에
6개의 개 머리가 달린 흉한 모습으로 변하지만
나중에는 카리브디스 맞은편의 바위로 변한다.
[참고]


[참고]

<신들의 계보> 헤카테. 410행—452행.
그러자 훗날 자신의 사랑하는 아내라고 불리도록
페르세스(티탄 신족의 한 명)가 아스테리아를 자기
큰 집으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아스테리아가 헤카테를
잉태했다가 낳자, 크로노스의 아드님(제우스)께서
누구보다도 그녀의 명예를 높여주셨다. 그분(제우스)
께서는 그녀(헤카테)에게 빼어난 선물둘을
주셨으니, 대지에도 추수할 수 없는 바다에도 그녀가
제 몫을 갖게 하셨던 것이다. 헤카테는 별 많은
하늘로부터도 제 몫의 명예를 받았으며 불사신들에게
가장 존경받았다. 지금도 지상의 인간들 중에 누군가
훌륭한 제물을 바쳐 관습에 따라 신들을 달래고자
할 때는 헤카테를 부르기 떄문이다. 그리하여
여신(헤카테)이 기꺼이 기도를 받아들이면 그에게는
힘들이지 않고도 많은 명예가 따르고, 여신은 그에게
복을 준다. 여신에게는 그럴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여신은 가이아(대지의 여신)와 우라노스(하늘의
남신)로부터 태어나 명예를 부여받은 모든 신들의
명예에 제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크로노스의
아드님(제우스)께서는 그녀에게 결코 폭력을 행사하지 않으셨고, 그녀가 옛날의 신들인 티탄 신족 사이에서
받은 것을 빼앗지 않으셨다. 천만에, 그녀는 맨 처음에
분배받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여신은 외동딸인지라
대지와 하늘과 바다에서 특권을 덜 받기는 커녕 훨씬 더
많이 받았으니, 제우스께서 그녀(헤카테)의 명예를 높여주시기 때문이다. 헤카테는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자에게 다가가 큰 도움을 준다. 그녀가 원하는 자는 회합 때
군중들 사이에서 돋보인다. 그리고 전사(戰士 싸우는
군사)들이 남자를 죽이는 전쟁을 위해 무장할 때, 여신은
자신이 원하는 자들을 편들어 자신의 호의로써 승리를
주고명성을 베푼다. 그리고 재판할 때 여신은 존경스런 왕들 옆에 앉아 있다. 남자들이 다투어 경기할 때도
여신은 도움을 준다. 그럴 때도 여신은 그들을 편들어
도움을 준다. 힘과 체력으로 이긴 자는 힘들이지 않고
기분좋게 훌륭한 상을 타서 부모님에게 영광을 드린다. 여신은 또 자신이 원하는 기수(騎手 말 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 그리고 험한 잿빛 바다를 경작하는
자들(어부들)에게도 헤카테와 굉음을 울리며 대지를
흔드은 이(포세이돈)에게 기도하는 자들에게도 영광스런 여신은 힘들이지 않고 큰 포획을 허락하는가 하면,
눈에 보이는 포획도 힘들이지 않고 빼앗아 버린다.
마음만 먹으면, 여신은 또 축사(畜舍 가축을 기르는 건물)에서 헤르메스(목동의 신, 신들의 전령)와 더불어 가축을 늘리는데 도움을 준다.소떼들과 넓게 흩어지는 염소떼들과 털북숭이 양떼들을 여신은 마음만 먹으면 적은 것을
늘리기도 하고 많은 것을 줄이기도 한다. 이처럼 그녀는 어머니(아스테리에)의 외동딸이지만 불사신들 사이에서 온갖 특권으로 존중되었다. 그리고 크로노스의
아드님(제우스)께서는 젊은이들의 양육자로 삼으셨다. 그녀가 태어난 이후 많은 것을 보는 새벽을 두 눈으로
보아온 젊은이들을 위해, 이렇게 그녀는 처음부터 젊은이들의 양육자였다. 이상이 그녀(헤카테)의 특권이다.
78행—96행.
그녀는 볼이 빨개지더니 온 얼굴이 다시 하얘졌다.
제 속에 숨어 있던 작은 불씨 하나가 바람의 입김에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되살아나 그 부채질에 의해
이전의 힘을 회복하듯이, 꼭 그처럼 이미 꺼져가고 있다고 그대가 여겼을 그녀의 미지근한 사랑도 자기 앞에
서 있는 젊은이의 모습을 보자 다시 활활 타올랐다.
어쩐 일인지 아이손의 아들(이아손)은 이날따라 평소보다 더 준수했다. 그녀가 그를 사랑하는 것을그대는
용서할 수 있으리라. 그녀는 그를 처음 보는 양 그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한 채 응시했고, 정신이 나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인간의 얼굴이 아니라고 믿었으며,
그에게서 돌아설 수가 없었다. 한데
이방인(이아손)이 말하기 시작하더니 그녀의 오른손을 잡고 나직한 목소리로 도움을 청하며 결혼을 약속하자
그녀는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나는 잘 알아요. 하지만 내가 길울 잘못 든다면 그것은
진실을 몰라서가 아니라 사랑 때문이에요!” 그대가 구원받도록 도와드릴 테니, 구원받거든 그대의 약속을
지키세요!“ 그는 세 형상의 여신(헤카테)의 의식과,
그것이 누구든 그 원림에 있는 신성과, 장인 될 분(아이에테스)의 만물을 보는 아버지(메데이아의 아버지 아이에테스는 태양신 헬리오스의 아들이다)와
96행—99행.

자신의 성공과 자신이 겪었던 큰 위험들에 걸고 맹세했다. 그녀의 믿음을 산 이아손은 즉시 마법에 걸린 약초를 받고 그 사용법을 배우고 나서 흐믓한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갔다.
100행—129행.

다음날 아우로라(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반짝이는 별들(새벽별들)을 몰아내자 백성이 마보르스(마르스 신의
옛 이름)의 신성한 들판으로 모여들더니
주위의 언덕에 자리잡았다. 왕은 자포를 입고 돋보이게 상아 홀을 들고 무리 한복판에 앉았다. 보라, 청동 발굽의 황소들이 아다마스(강철)의 콧구멍에서 불을 뿜으며
나왔다. 황소들의 뜨거운 입김이 닿자 풀이 타올랐다.
마치 속이 가득찬 용광로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나듯이, 또는 가마 속의 석회에 물을 끼얹으면
쉭쉭 소리를 내며 달구어지듯이, 황소들의 가슴과
메마른 목구멍에서 그 안에 갇혀 있는 화염이
울부짖는 소리가 났다. 그런데도 아이손의 아들(이아손)은 황소들과 맞서기 위해 나아갔다. 그가 다가가자 황소들은 무시무시한 얼굴과 끝에 무쇠가 달린 뿔을 사납게
들이대고 갈라진 발굽으로 먼지투성이의 땅을 차며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울부짖는 소리로 그곳을 메웠다.
미뉘아이족은 공포에 마비되었다. 하지만 그는 황소들의 뜨거운 입김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황소들에게 다가가서는 (약은 그만큼 효험이 있었다.) 대담하게 황소들의
목 밑으로 처진 군살을 쓰다듬으며 그것들의 목에 멍에를 얹더니, 무거운 보습을 끌며 아직까지 무쇠를
느껴본 적이 없는 들판을 갈아엎도록 황소들에게
강요했다. 콜키스(소아시아의 흑해 동쪽 기슭에
있는 지방)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미뉘아이족은 성원하며 그의 용기를 돋우어주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청동 투구에서 용의 이빨을 꺼내어 갈아놓은
들판에 뿌렸다. 강한 독액에 미리담가두었던 이 씨앗들을 땅이 물렁하게 만들자, 뿌려진 이빨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불어났다. 마치 아기가 어머니의
뱃속에서 인간의 모습을 갖추고 그 안에서 모든 부분이
완성되지만 완전히 형성된 뒤에야 비로소 공동의대기
속으로 나오듯이, 꼭 그처럼 한 무리의 인간
형상들이 임신한 대지의 자궁 안에서 완성된 뒤
비옥한 들판에서 일어섰다.
129행—155행.

더욱 놀랍게도 그들은 동시에 만들어진 무기를 휘둘렀다. 그들이 하이모니아(테살리아 지방의 옛 이름)의
젊은이의 머리를 향해 끝이 날카로운 창을 던질
채비를 하는 것을 보았을 때, 펠라스기족(그리스인들)은 두려움에 고개를 떨구었고 그만 사기가 떨어졌다. 메데이아도 비록 그를 안전하게 해주었지만 두려움에 떨었다. 그토록 많은 적군에게 젊은이(이아손) 혼자 공격당하는 것을 보자 메데이아는 창백해지며 갑자기 핏기 없이
싸늘하게 앉아 있었다. 그녀는 자기가 준 약초의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까 봐 그를 돕기 위해 주문을 외웠고
자신의 비술에 도움을 청했다.하지만 그는 무거운
바윗돌을 들어 적군 한복판에 던져 그들의 살육을
자기에게서 그들 자신에게로 돌려놓았다. 그러자 대지에서 태어난 형제들은 서로 부상을 입히고 입으며 죽어갔고, 동족상잔으로 쓰러졌다. 그러자 아키비족(그리스인들, 특히 트로이아에서 싸운 그리스인들)이 승리자를
축하하며 그를탐욕스럽게 끌어안고는 붙들고 놓지
않았다. 야만국(콜키스)의 소녀(메데이아)여, 그대도
승리자를 포옹하고 싶었으리라. 하지만 평판을 염려하는 마음이 그대를 그러지 못하게 제지했으니, 부끄럼이
말렸던 것이오. 그래도 그대는 포옹했을 것이나
그대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말없이 기뻐하며 그대의
주문과, 그런 주문을 주신 신둘애게 감사하는 것이었소. 이제 남은 일은 항상 깨어 있는 용을 약초로 잠재우는 것이었다. 황금 나무를 지키는 이 무시무시한 용은 볏이
나고 혀가 세 갈래로 나뉘고 옥니가 나 있는 것이 보기에 예사롭지 않았다. 하지만 이아손이 용에게 망각의 약초 즙을 뿌리고 나서 고이 잠둘게 하는 주문을, 거친 바다와 세찬 물살도 멈추게 할 수 있는 주문을 세 번 외우자,
전에는 잠을 모르던 그 눈에 잠이 찾아왔다.
[참고]

155행—158행.

그리하여 아이손(이올코스의 왕)의 아들인 영웅(이아손)은 황금(황금 양모)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는 이 전리품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그것을 얻을 수 있게 해준
여인(메데이아)을 또 다른 선물로 데리고 승리자로서
이올코스 항(테살리아 지방의 해안 도시)으로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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