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4행—407행.

하지만 이아손의 새 아내(코린토스의 왕 크레온의
딸 글라우케)가 콜키스(콜키스 출신의 메데이아)의
독에 타 죽고 왕궁이 불타는 것을 두 바다(코린토스
지협의 양쪽에 있는 바다)가 본 뒤에 메데이아의
불경한 칼은 아들들의 피로 더럽혀졌다. 이런 끔찍한
복수를 하고 나서 어머니(메데이아)는 이아손의
무기를 피해 그곳(코린토스)으로부터 메데이아는 티탄(태양의 신 헬리오스. 메데이아는 헬리오스의 손녀
이고 수레는 헬리오스가 준 선물이다)의 용들(용들이
끄는 수레)에 실려 팔라스(아테나 여신의 별칭)의
성채(아테나의 성채 파르테논 신전은 아테나이에 있다.
여기서는 아테나이의 뜻이다)로 들어갔으니, 그곳은
가장 정의로운 페네(페리파스의 아내)여, 그대와,
늙은 페리파스(아티카 지방의 옛 왕)여, 그대가 나란히
날고(이들은 제우스에 의해 독수리로 변했다고 한다),
폴뤼페몬의 손녀(알키오네. 그녀의 품행이
단정하지 못해 아버지가 그녀를 바닷물에 던졌으나
그녀는 물총새로 변했다고 한다)도 새로 돋아난
날개로 떠다니는 것을 보았소. 아이게우스(아테나이
왕으로 테세우스의 아버지)가 메데이아를 받아들였는데, 이것이 그가 저지른 유일한 실수였다. 하지만
그는 환대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메데이아를
아내로 삼기까지 했다. 어느새 테세우스는 두 바다
사이의 이스트무스(코린토스 지협)를 용맹으로 평정한 뒤 그 성채(아테나이)에 도착했으나, 아버지(아이게우스)는 아들을 알아보지 못했다. 테세우스를 죽이려고
메데이아는 전에 스퀴티아(흑해 북쪽)해안에서
가져온 아코닛 독약을 섞었다.
[참고. 두 바다]


407행—432행.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것은 에키드나(케르베루스의
모친)의 개(지옥 문을 지키는 머리가 세 개인 괴물 개
케르베루스)의 이빨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그
해안(스퀴티아 해안)에는 시커먼 입을 쩍 벌린 동굴(저승으로 내려가는 입구)이 하나 있는데, 바로 동굴의 내리막길로 해서 티륀스(그리스 아르골리스 지방에 있는 도시)의 영웅(헤라클레스)은 눈부신 햇빛으로부터
얼굴을 돌린 채 발버둥치던 케르베루스를
아다마스(강철)로 만든 사슬에 묶어 끌고 나왔던 것이다. 그때 녀석은 미치도록 화가 나 세 목구멍에서 동시에
울려 퍼지는 개 짖는 소리로 대기를 채우며 초록빛
들판에다 흰 거품을 뿌려댔다. 사람들은
이 거품이 굳어지며 비옥한 토양에서 양분을 섭취하여
무엇이든 해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딱딱한 바위에서 생겨나 자라는 까닭에 시골 사람들은 그것을 아코니톤(흙 없이
자라는 것)라고 부른다. 아버지 아이게우스는
아내(메데이아)의 계략에 넘어가 적인 줄 알고 이것을
아들에게 손수 건넸다. 권하는 잔을 테세우스가 아무
영문도 모르고 오른손으로 받았을 때, 그가 찬 칼의
상아 칼집에서 자기 가문의 문장(紋章 무늬와 글)을
알아보고 아버지가 그의 입에서 독이 든 잔을 쳐냈다.
메데이아는 자신의 주문으로 불러낸 안개로 몸을
감싸 죽음을 면했다. 한편 아버지는 아들이 무사해
기쁘기는 했지만, 하마터면 엄청난 범행이 저지러질
뻔했던 것에 아직도 정신이 얼떨떨했다. 그는
제단에 불을 지피고 신들에게 푸짐하게 선물을 바쳤으니,
뿔에 화환을 감은 황소들의 억센 목을 도끼가 내리쳤던
것이다. 에렉테우스(아테나이의 왕으로 판디온의 아들이자 프로크네와 필로멜라의 동생))의 자손들에게 이보다
더 즐거운 날이 밝아온 적은 일찍이 없었다고 한다.
원로들과 일반 백성들이 모여 함께 음식을 먹었고
술기운에 달이 되어 함께 찬가를 불렀다.
[참고]

433행—444행.

“가장 위대한 테세우스여, 크레테(그리스에서 가장 큰 섬)의 황소(헤라클레스에 의해 크레테 섬에서 마라톤으로 옮겨진 황소)를 피 흘리며 죽게 한 그대를 마라톤(아테네 북쪽에 위치한 도시)은 찬탄합니다." 크롬미온(메가라와 코린토스 사이의 마을)의 농부가 암퇘지(파이아)를
두려워하지 않고 밭을 갈 수 있는 것도 그대의 선물이자 위업입니다. 에피다우루스(아르골리스 지방의 도시) 땅은 몽둥이를 들고 다니는 불카누스(헤파이스토스)의
아들(악당 페리페테스)이 그대의 손에 쓰러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케피소스 강(보이오티아 지방의 강)의 둑은
무자비한 프로크루스테스(악당)가 죽는 것을 보았고,
케레스(곡식의 여신 데메테르)의 도시 엘레우신(아테네의 서쪽 도시)은 케르키온(악당)의 죽음을 목격했습니다. 갖고 있던 큰 힘을 나쁜 용도로 쓰던 저 악명 높은
시니스(’도둑‘, ’소나무를 구부리는 자‘)도 죽었습니다.
그자는 나무 밑동을 구부릴 수 있었는데, 소나무
우듬지들을 땅에 닿도록 끌어내렸다가 우듬지들을
놓아버림으로써 길손의 몸이 찢겨 사방으로 흩어지게
했습니다. 스키론(악당)이 제거된 지금
알카토에(메가라 도시의 별칭)와 렐레게스족의(메가라의) 성벽으로 가는 길은 안전하게 열렸습니다.
[참고]

그리스에서 가장 큰 섬 크레테 섬(Crete). 아테네(Athens) 북동쪽의 마라톤(Marathon)과 마라톤
북쪽의 보이오티아(Boeotia). 아테네 북서쪽의
엘레우시스(또는 엘레우신 Eleusis). 아테네와
스파르타(Sparta)의 대략 중간 지점에 있는 도시 코린토스(Corinth)와 코린토스 동쪽의 메가라(Megara).
펠로폰네소스 반도 동쪽의 아르골리스(Argolis)와
아르골리스의 해안 도시 트로이젠(Troezen)과
트로이젠 북동쪽의 해안 도시
에피다우루스(Epidaurus).
[참고]

트로이젠 ⭢ 페리페테스(Periphetes 곤봉의 산적) ⭢ 시니스(Sinis 소나무를 구부리는 자) ⭢ 크롬미온의 암퇘지 파이아(Crommyonian Sow) ⭢ 스키론(Sciron 포악한 강도) ⭢ 케르키온(Cercyon) ⭢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 두들겨 펴는 자) ⭢ 마라톤의 황소(Marathonian Bull) ⭢ 아테네 ⭢ 크레테 섬(Crete)의 미노타우로스(Minotaur) ⭢ 낙소스 섬(Naxos) ⭢ 아테네.
[참고]

헤라클레스의 일곱 번째 노역으로 크레테의 황소를
생포하여 데리고 와야만 하였다. 그는 크레테 섬으로
가서 미노스 왕을 만나 크레테를 엉망으로 만든 황소를
잡아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은 후 맨손으로 황소를 사로잡았다. 그가 미케네로 황소를 데려오자 에우리스테우스(헤라의 명령으로 헤라클레스에게 노역을 부과한 인물)는
이 황소를 헤라에게 선물로 바치려고 하였다. 하지만
평소 헤라클레스를싫어했던 헤라는 거절하였다.
결국 황소는 헤라클레스에 의해 아티케지방의 마라톤
평원을 돌아다니게 되었고, 후에 테세우스가
이 황소(마라톤의 황소)를 죽이게 되었다.
[참고]

[참고]

암퇘지 파이아는 메가라 도시와 코린토스 도시 사이에
있던 크롬미온(Crommyonian) 마을에 자리잡고 있던 암퇘지(Sow)를 소유한 여성의 이름이자 그 돼지
자체를 의미한다. 마을 이름을 따 크롬미온의
암퇘지(Crommyonian Sow)라고도 불린다.
테세우스는 아르골리스 지방의 해안 도시 트로이젠을
떠나 아버지를 찾아 아테네로 가던 도중 여러 공적을
쌓는데, 그중 하나가 사나운 암퇘지를 퇴치한 것이다.
[참고]

프로크루스테스는 케피소스 강가에서 살았다. 이곳에
그는 여인숙을 차려 놓고 손님이 들어오면 집 안에 있는 쇠 침대에 눕혔다. 쇠 침대는 큰 것과 작은 것
두 개가 있었는데, 키가 큰 사람에게는 작은 침대를
내주고 작은 사람에게는 큰 침대를 내주었다.
그래서 키가 침대보다 커서 밖으로 튀어나오면 침대의
크기에 알맞게 머리나 다리를 톱으로 잘라내고,
작으면 몸을 잡아 늘여서 죽였다. 테세우스는
이 악당의 여인숙에 들어가서 그를 똑같은 방식으로,
침대 밖으로 튀어나온 머리를 잘라서 죽였다.
[참고]

엘레우시스(Eleusis)의 왕 케르키온은 나그네를
붙잡아 패배한 사람이 죽기로 하는 레슬링 시합을
강제로 벌인 뒤 살해하는 악행을 일삼았다. 테세우스는 케르키온의 레슬링 시합을 받아들여 그의 몸을
번쩍 들어올린 뒤 땅바닥에 내동댕이쳐 살해하였다.
[참고]

시니스가 사람을 죽인 방식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길을 가는 나그네에게 소나무 구부리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한 다음 둘이 힘을 합쳐 힘껏 소나무를
구부렸을 때 갑자기 손을 놓아 계속 소나무를
붙잡고 있는 사람을 튕겨져 나가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그 사람은 하늘로 솟구쳤다가 떨어져 죽었다.
또 다른 설은 나그네를 유인하여 붙잡은 뒤 저 혼자
힘으로 소나무 두 그루를 구부려서 그 가지에
나그네의 사지를 묶고 손을 놓아 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면 나그네는 사지가 찢어져 죽었다. 테세우스는
그를 똑같은 방식으로 죽였다.
[참고]

스키론은 메가라에서 아테네로 가는 해안의 벼랑길에
살던 포악한 강도다. 그는 지나가는 행인을 붙잡아 돈과 물건을 빼앗은 다음 자신의 발을 씻게 하고는 그 사람이 발을 씻어주려고 몸을 숙이면 걷어차서 벼랑 아래로 떨어뜨렸다. 그러면 커다란 바다거북이가 바닷물에 떨어진
사람을 잡아먹었다. 테세우스는 스키론을 똑같은
방식으로 바다거북이의 밥으로 만들었다.
445행—452행.

이 날강도(스키론)의 흩어진 뼈에게는 대지도
바다도 안식처를 거절했으나, 오랫동안 이리저리
내동댕이쳐지던 그의 뼈는 세월이 흐르며 마침내
바위로 굳어졌다 합니다. 그 바위에는 아직도 스키론이란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우리가 그대(테세우스)의 업적과 그대의 나이를 계산하려 한다면, 업적이 나이를 압도할 것입니다. 가장 용감한 자여, 그대를 위하여 우리는
공적으로 감사 기도를 올릴 것이며, 그대를 위하여
전배할 것입니다." 궁전은 백성의
갈채와 축복하는 자들의 함성으로 메아리쳤고,
온 도시 어디에도 슬픈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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