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술 작품과 함께 읽는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7권. 미노스(Minos)와 아이아코스(Aeacus).

반응형
미노스. 벽화. 아테네 국립대학교.




453행—471행.

에게 해의 키클라데스 군도의 주요 섬들.

하지만 (순수한 즐거움이란 있을 수 없고 우리의
행복은 언제나 근심이 끼어들어 망처놓는 법인지라)
아이게우스(아테네의 왕)도 아들(테세우스)을
되찾은 기쁨을 아무 근심 걱정 없이 안심하고 누릴 수만은 없었으니, 미노스(제우스와 에우로페의 아들로 크레테
섬의 왕)가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노스는 군대도 강하고 함대도 강했으나,
그 어느 것도 아들 안드로게오스(미노스 왕과 헬리오스의 딸 파시파에의 아들)의 죽음에 대한 그의 분노만큼
강하지는 못했으니, 그(미노스 왕)는 정당한
무력으로 아들의 죽음을 복수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미노스는 먼저 이 전쟁을 위하여 동맹군을
규합하며 그의 힘의 밑바탕인 날랜 함대를 이끌고
바다를 돌아다녔다. 그는 아나페(에게 해에 있는
키클라데스 군도의 섬)와 아스티팔라이아(키클라데스
군도의 섬) 왕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였는데,
아나페는 약속으로, 아스티팔라이아는 전쟁으로
끌어들였다. 이어서 미노스는 야트막한 미코노스(키클라데스 군도의 섬)와, 키몰로스(키클라데스 군도의 섬)의 백악질 들판과, 백리향이 만발한 키트누스(키클라데스
군도의 섬)와, 평평한 세리포스(키클라데스 군도의 섬)와, 대리석 산지로 이름난 파로스(키클라데스군도의 섬)와, 불경한 아르네가 배신한
시프노스(키클라데스 군도의 섬)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였다. 탐욕스러운 아르네는 자신이 요구했던 황금을
손에 넣자 지금도 황금을 좋아하는 새로, 발도
검고 날개도 검은 갈가마귀로 변했다. 하지만
올리아로스(키클라데스 군도의 섬), 디뒤메(키클라데스 군도의 섬), 테노스(키클라데스 군도의 섬),
안드로스(키클라데스 군도의 섬), 키아로스(키클라데스 군도의 섬) 및 윤기 있는 올리브가 많이 나는
페파레토스(지금의 Skopelos, 스포라데스 군도의 섬)는 크노소스(크레테의 도시로 미노스 궁전이
있던 곳)의 함대를 돕지 않았다.



[참고]

아테네인들에게 피살되는 미노스의 아들 안드로게오스(Androgeus). 15세기 중반.

크레테의 왕자 안드로게오스는 운동에 아주 뛰어난
능력이 있었다. 그는 아테네의 아이게우스
왕이 연 판아테나이아 축제에 참가하여 모든 종목에서
우승을 했다. 그러자 크레테 인이 우승을 휩쓴 데 분개한 아테네의 젊은이들이 길목에 숨어 있다가
습격해서 그를 죽였다고 한다. 아들의 죽음 소식을
전해 들은 미노스 왕은 곧 함대를 소집하여 아테네
인들에게 복수를 하러 떠났다. 미노스 왕과 크레테 군은 아테네 공격에 앞서 먼저 동맹군을 결성하였다.



471행—486행.

미노스는 거기서 왼쪽으로 뱃머리를 돌려 아이아코스
(제우스와 아이기나의 아들로 아이기나 섬의 왕)의 자손들의 왕국인 오이노네(그리스 살로니카 군도에 있는
아이기나 섬의 원래 이름)로 향했다. 옛 사람들은
그곳을 오이노네라고 불렀으나, 아이아코스
자신은 어머니의 이름(아이기나)을 따 아이기나(에기나)라고 불렀다.미노스가 도착하자 그토록 유명한 남자를
보려고 군중이 폐지어 몰려나왔다. 텔라몬(아이아코스의 장남, 아이아스의 아버지)과, 텔라몬보다 더 젊은
펠레우스(아이아코스의 차남, 아킬레스의 아버지)와,
나이에서 세 번째인 포코스(텔라몬과 펠레우스의 이복동생)가 그를 영접했다. 아이아코스 자신도 노령의 무게에 짓눌려 천천히 다가와 찾아온 용건이 무엇인지 미노스에게 물었다. 그러자 일백 도시의 통치자(미노스)가 아들로 인한 슬픔에 잠겨 한숨을 쉬며 이런 말로 대답했다.
"청컨대 그대는 내가 아들을 위해 든 무구를 도와주시어 이 성전에 참가해주시오. 나는 무덤에 묻힌 자를 위하여 안식을 요구하는 것이오." 그에게 아소푸스의
외손자(아이아코스)가 대답했다. "그대의 요구에 응할 수 없소. 이 도시는 그대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소.
케크롭스(아이게우스의 조부)의 자손들(아테네인들)과
이 나라보다 더 결속되어 있는 나라는 없소.



[참고]

포코스(Phocus)의 어머니 프사마테(Psamathe). 기원전 450년경. 도자기 그림.

<신들의 계보> 1003행—1005행.
바다 노인(네레우스의 별명) 네레우스(바다의 남신)의
딸들(네레이데스, 바다의 여신들)에 관해 말하자면,
여신들 중에서도 고귀한 프사마테(‘모래’의
여신)는 황금의 아프로디테에 의해 아이아코스(제우스와 요정 아이기나의 아들)와 사랑하게 되어 포코스를
낳았다. —포코스가 아버지 아이아코스의 총애를 받자
시기심에 눈이 멀어 텔라몬과 펠레우스는
이복동생 포코스를 살해한다—



[참고]

독수리로 변신한 제우스에게 오이노네 섬으로 납치되는 아이기나(Aigina). 1767–1769. 147 x 196 cm. 장 밥티스트 그뢰즈(1725–1805).

아이기나는 강의 신 아소포스의 딸이다. 독수리로 변신한 제우스에게 납치되어 오이노네 섬(훗날의 아이기나 섬)으로 가서 그의 아들 아이아코스를 낳았다.
아이아코스는 아이기나 섬의 왕이 되어
미르미도네스 족(개미 족)을 다스렸다. 아이기나는
트로이 전쟁의 주인공들인 텔라몬(아이아스의 아버지)과 펠레우스(아킬레스의 아버지)를 낳는다,



487행—500행.

그것이 우리의 동맹 관계요." 미노스는 실망하고
돌아서며 "그대의 동맹 관계로 그대는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오."라고 말했으니, 그는 거기서
때 아니게 전쟁을 수행하여 전력을 미리 낭비하느니
전쟁으로 위협하는 편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릭토스(크레테 섬의 도시)의 함대를 오이노네(아이기나 섬)의 성벽으로부터 아직도 볼 수 있었을 때,
아티카(그리스 중부 지방의 남동단에 있는 반도로
그 수도가 아테네이다)의 배 한 척이 돛을 모두
달고 급히 도착하여 우호적인 포구(아이기나 섬의
포구)에 입항하니, 케팔로스가 그 배를 타고 자기
나라(아테네)의 전언을 가져왔던 것이다. 아이아코스의 아들들(텔라몬과 펠레우스)은 케팔로스를
본 지가 오래되었지만 그를 알아보고 그의 손을 잡고는
아버지(아이아코스)의 궁전으로 안내했다.
영웅(케팔로스)은 뭇 사람이 보는 가운데 여전히
이전 그대로 준수한 용모의 흔적을 지닌 채 자기
조국(아테네)의 나무인 올리브 가지를 들고 앞으로
나아갔다. 나이 더 많은 그의 좌우로 나이 더 젊은
두 사람 클리토스와 부테스가 보위했으니 이들은
팔라스(아이게우스의 동생의 이름)의 아들들이다.
서로 인사를 나눈 뒤 케팔로스는 케크롭스의
자손(케크롭스 2세의 손자인 아이게우스)의 전언을
전하고 도움을 청하며 양국 사이의 동맹과 대대로
내려오는 유대 관계를 상기시켰다. 팔라스(아이게우스의 동생의 이름)는 또 미노스가 온 아카이스(그리스의 별칭)의 패권을 노리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이렇듯
그의 달변이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자 아이아코스는 왕홀의 손잡이에 왼손을
얹고 말했다. "도움을 청할 것이 아니라 가져가시구려,
아테네여! 이 섬이 가지고 있는 힘과, 현재 상태의
내 행운이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주저없이
그대의 것이라고 부르시구려! 병력이 부족한 일은
없을 것이오. 군사들이라면 나를 지키기 위해서도,
적을 막기 위해서도 충분히 있소. 신들 덕분에 지금
우리는 행운을 누리고 있으니 거절할 핑계가 없구려!"
  “부디 언제까지나 그러하기를!"하고 케팔로스가
말했다. 그리고 부디 그대의 도시에 인구가
늘어나기를! 아닌 게 아니라 이리로 오는 길에
나는 그토록 잘생긴 같은 또래의 젊은이들이
나를 마중 나오는 것을 보고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내가 지난번에 그대의 도시를
방문했을 때 보았던 이들 중에 다수(다수는 이전에
역병으로 죽었다)가 보이지 않더군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