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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과 함께 읽는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2권. 질투의 여신(인비디아 Invidia)과 돌이 된 아글라우로스(Aglau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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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Envy)의 여신(인비디아 Invidia)에게 임무를 맡기는 아테나 여신. 카럴 뒤야르딘(1622–1678).

 


787행—804행.

방 문턱에 앉아 헤르메스를 못 들어가게 하는 아글라우로스 . 안토니오 템페스타(1555–1630).


그녀(질투의 여신)는 전쟁의 여신(아테나)이
급히 떠나는 것을 흘겨보았다. 그러고는
미네르바(아테나)의 계획이 성공할 것임을 알고는
괴로워하며 잠시 투덜거리다가, 온통 가시덩굴이
감긴 지팡이를 집어 들고 구름으로 몸을 가리더니
길을 떠났다. 질투의 여신은 어디로 가든 꽃밭을
짓밟고, 풀을 말리고, 양귀비 꽃송이를 꺽고,
자신의 입김으로 백성과 도시와 가정을 오염시켰다.
마침내 그녀는 예술과 부와 축제와 평화가
만발하는, 트리토니스(아테나 여신의 별칭)의
성채(여기서는 아테나이의 의미. 여신 아테나의 성채
아크로폴리스는 아테나이에 있다)에 이르렀다.
그녀는 간신히 눈물을 참았다. 남에게 눈물을
흘리게 할 만한 것이 전혀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투의 여신은 케크롭스의
딸(아글라우로스)의 방으로 들어간 뒤 명령받은
대로 이행했으니, 녹 빛깔의 손으로 소녀의 가슴을
만지고, 따끔거리는 가시로 심장을 가득 채웠다.
그러고는 소녀에게 역청처럼 시커먼 역병의 독액을
불어넣어 뼛속과 허파 속으로 그것이 퍼지게 했다.
또 소녀가 고통의 원인을 찾아 멀리 헤메지 않도록
소녀의 눈 앞에 언니(헤르세)와 언니의 행복한
결혼과 잘생긴 신(헤르메스)의 환영을 갖다 놓되
모든 것을 실제보다 더 부풀려 놓았다.


[참고.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중부 그리스 아티카 주 아테네 도시의 성채 아크로폴리스(Acropolis)의 파르테논(Parthenon) 신전.

 

[참고. 파르테논 신전]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내 파르테논 신던.

 
파르테논(‘처녀의 장소’) 신전은 고대 아테나이의
수호신이자 처녀신 아테나에게 바쳐진 신전이다.



805행—832행.

돌이 되는 아글라우로스 헨드릭 골치우스(1588–1617).


그리하여 이 환영에게 과롭힘을 당하게 된
케크롭스의 딸(아글라우로스)은 남 모르는 고통에
시달렸고, 밤이고 낮이고 속이 상해 한숨만 쉬다가
서서히 야위어갔다. 그 모습은 마치 비쳤다
말다 하는 변덕스러운 햇빛에 얼음이 녹아내릴
때와 같았다. 소녀가 헤르세(아글라우로스의 언니)의
행복으로 인하여 고통을 겪는 모습은 마치
푸른 잡초 더미 밑에 불을 놓으면 그 더미는 불길을
내뿜지 않지만 은근한 열기에 조금씩 타버릴 때와
같았다. 소녀는 그런 것을 보지 않으려고.
죽을 생각도 여러 번 했고, 그것이 범죄인 양 엄격한
아버지에게 일러바칠 생각도 여러 번 해보았다.
결국 소녀는 신(헤르메스)이 오면 못 들어가게
막으려고 언니(헤르세)의 방 문턱에 읹았다.
그리고 신이 소녀에게 좋은 말로 간청하고 부드러운
말로 달래자 소녀는 “그만 두세요.”라고 말했다.
“나는 여기서 꼼짝도 하지 않을 거예요. 당신을
내쫓기 전에는 말예요.” “어디 한 번 해보자꾸나.”
이렇게 말한 킬레네 출신의 신(헤르메스)은 하늘의
지팡이로 문을 열었다. 소녀는 일어서려고 했으나
앉을 때 구부리는 신체의 부위가 마비되고 무거워
움직여지지 않았다. 소녀는 몸통을 똑바로 일으켜
세우려고 노력해보았지만 무릎이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한기가 그녀의 손발톱으로 스며들었고,
혈관은 핏기가 없이 창백했다. 게다가 불치의 괴질인
암이 자꾸만 넓게 퍼지며 이미 상한 부위에 아직도
성한 부위를 보태자, 치명적인 한기가 서서히 소녀의
가슴속으로 들어오며 생명의 길과 숨결을 막아
버렸다. 소녀는 말하려고 애를 쓰지도 않았지만,
애를 썼다고 해도 목소리가 제 길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어느새 소녀의 목은 돌로 변하고 입은
딱딱하게 굳었으니, 소녀는 생명 없는 석상이 되어
앉아 있었다. 그 돌은 희지 않고, 소녀의 마음처럼
시커멓게 변색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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