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술 작품과 함께 읽는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2권. 아테나 여신과 질투(Envy)의 여신 인비디아(Invidia).

반응형

질투의 여신 인비다아(질투의 라틴어). 제이콥 마탐(1571–1631).



760행—770행.

아테나 여신과 질투의 여신 인비디아(질투의 라틴어). 1664. 고드프리드 마에(1649–1700).


여신(미네르바, 아테나)은 곧장 온통
검은 고름으로 더러워진, 질투의 여신의 집으로
향했다. 그녀의 집은 골짜기의 가장 깊숙한 곳에
감추어져 있었는데 그곳은 햇빛도 들지 않고
바람도 전혀 불지 않는 데다 으스스했다.
감각이 마비될 만큼 추웠고, 언제나처럼 온기라고는
전혀 없었으며, 짙은 안개에 싸여 있었다.
그곳에 도착하자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전쟁의
처녀신(아테나)은 문 앞에 서서(그녀는 그 집의
지붕 밑으로 들어서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처녀신인
그녀가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창끝으로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그 충격에 문이
활짝 열렸다. 이때 질투의 여신은 집안에서
자신의 악의를 길러주는 음식인 독사의 살코기를
먹고 있었다. 여신은 그것을 보자 눈길을 돌렸다.



771행—786행.

아테나 여신과 질투의 여신. 1572.


질투의 여신은 반쯤 먹다 남은 뱀의 사체를
내려놓고 땅바닥에서 느릿느릿 일어나더니
발을 질질 끌며 걸어 나왔다. 그녀는 전쟁의
여신(아테나)의 아름다운 모습과 찬란한
무구(무사의 무기)들을 보자 크게 신음하더니
깊은 한숨을 쉬며 얼굴을 찡그렸다. 질투의
여신은 얼굴이 창백하고 온 몸이 바싹 말라 있었다.
눈은 모두 사팔뜨기였고, 이빨은 썩어서 시커멓고,
가슴은 담즙으로 녹색을 띠었으며, 혀에서는
독액이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남이 고통 받는
것을 볼 때 말고는 웃는 법이 없었다. 질투의 여신은
깨어 있는 근심에 마음이 편치 않아 잠을 이루지
못했고, 남이 잘되는 것을 보면 못마땅하여
보는 것만으로 말라갔다. 그녀는 남을 괴롭히며
동시에 자신을 괴롭혔으니, 자신이 자신에게
그대로 벌인 셈이었다. 비록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트리토니아(아테네 여신의 별칭)는
질투의 여신에게 이렇게 간략하게 말했다.
“케크롭스의 딸 가운데 한 명에게 그대의 독액을
주입하시오. 아글라우로스 말이오. 그게 내
부탁이오.” 그 이상은 말하지 않고 여신은
급히 떠났다. 그리고 창으로 대지를 툭 치며 하늘로
튀어 올랐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