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80행—596행.

한데 삼지창으로 바다의 물결을 다스리는
신(포세이돈)은 아들(키크노스Cycnus)이
키크노스(그리스어 키크노스는 백조를 뜻한다)와
같은 새(백조)로 변신한 것을 속상해하며
잔인한 아킬레스(트로이 전쟁에서 키크노스는
아킬레스에 의해 죽고 포세이돈은 아들을 백조로
변신 시킨다)를 미워했고,
그 일을 잊지 못하여 지나치게 노여워했다.
어느새 전쟁(트로이 전쟁)이 이오 십,
십 년(기원전 1194년—기원전 1184년)가까이
이어졌을 때 그(제우스의 둘째 형 포세이돈)는
장발(長髮)의 스민테우스(제우스의 아들인 아폴로의
별칭 중 하나로 '쥐의 박멸자'라는 뜻이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조카 중에서도 내가 가장 아끼는 그대여,
그대는 나와 함께 헛되이 트로이아의 성벽을
쌓았거늘(아폴로와 포세이돈은 트로이아의
성벽을 쌓아주는 대가로 황금을 받기로 계약했으나
트로이아의 왕 아가멤논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머지않아 무너질 저 성채를 보고도
한숨이 나오지 않는단 말이오?
그대는 저 성벽을 지키다가 수천 명이 쓰러졌는데도
괴롭지 않단 말이오? 일일이 다 거명하지는 않겠소만,
자신(헥토르)의 페르가마(트로이의 성채) 주위로
끌려다닌 헥토르(트로이아의 왕자로 트로이아군
제일의 맹장)의 망령이 떠오르지 않는단 말이오?
전쟁 자체보다 더 잔인한 그 사나운
자(아킬레스)는 여전히 살아 있소.
우리가 해놓은 일(성벽을 쌓은 일)을 파괴하는
아킬레스 말이오.
어디 내 손안에 들기만 해봐라. 그때는 내가
삼지창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느끼게 해줄 것이오.
하지만 나는 내 적과 맞서 싸우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만큼 그대가 보이지 않는 화살로 그를
급작스레 죽게 해주시오!"
597행—606행.

그러자 델리우스(아폴로의 별칭. 아폴로와
쌍둥이 누나인 아르테미스와 함께 에게 해의 델로스
섬에서 태어난 까닭에 그런 별칭을 얻었다)가 승낙하고
숙부(포세이돈)의 소망과
자신의 소망(아폴로는 언제나 트로이 편이었다)을
똑같이 만족시키며 구름으로 몸을 가린 채
일리온(왕 일로스가 세운 나라의 이름으로 일로스의
아버지 트로스의 이름을 따서 트로이라고도
불린다)의 대열로 갔다.
그는 거기 전사들의 피비린내 나는 살육
한가운데에서 파리스(트로이아의 왕자로
헥토르의 동생)가 무명의
아키비족(그리스인들. 특히 트로이에서 싸운
그리스인들)에게 간간이 화살을 날리는 것을 보고는
자신이 신임을 밝히고 말했다.
"어째서 평범한 병사들의 피로 화살을 낭비하는가?
그대(파리스)의 백성을 염려한다면 아이아코스의
손자(아킬레스)를 겨누어 그대의
죽은 형제들의 원수를 갚도록 하라!" 신은 무쇠로
트로이아인들의 몸을 땅에 뉘고 있던 펠레우스의
아들(아킬레스)을 가리키며 그를 향해 활을 돌리더니
죽음을 가져다주는 손으로 화살을 확실하게 인도했다.
607행—614행.

헥토르가 죽은 뒤 노왕
프리아모스(트로이의 마지막 왕으로 헥토르의
아버지)가 기뻐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하여, 아킬레스여, 그토록 위대한
자들을 이겼던 그대가 그라이키아(그리스의
라틴어 이름)인 아내(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인 헬레네)를 비겁하게 납치한 자(파리스)
에게 지고 말았구려! 만약 그대가
한 여인(겁쟁이 파리스를 비하하는 말이다)의
손에 전사할 운명이었다면, 그대는 차라리
테르모돈(소아시아 파플라고니아 지방의 강으로
이 강가에 전설적인 호전족 여인족 아마존족이
살았다고 한다. 여기서는 ’아만존족‘이라는
뜻이다)의 양날 도끼에 죽기를 바랐으리라!
프리기아(소아시아에 있는 지방)인들의 공포의
대상이었고, 펠라스기족(고대 그리스의 선주민
부족 가운데 하나로 흔히 ’그리스인들‘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이란 이름의 자랑이자
보루였으며, 불패의 우두머리였던
아이아코스의 손자는 이제 불태워졌다.
똑같은 신(헤파이스토스. 불의 신이자 대장장이
신인 헤파이스토스는 아킬레스의 어머니
테티스의 간청을 받아들여 그를 위해 새 무기를
만들어주었다)이
그를 무장시켜주고 화장해주었다.
615행—622행.

전에는 그토록 위대했던 아킬레스가 항아리
하나도 다 채울 수 없을 만큼의 재로 남았다.
하지만 그의 명성은 온 세상을 채우고도 남을 만큼
살아 있다. 온 세상이야말로 그에게 어울리는
척도이며, 그곳에서만 펠레우스의 아들은
진정한 자신이기에 공허한 타르타라(지하 세계)를
느끼지 못한다. 전에 누구의 것이었는지 그대가
알 수 있도록 그의 방패는 전쟁을 일으켰고,
그의 무구(무사의 무기)를 차지하려고 사람들은
무기를 들었다. 티데우스의 아들(디오메데스)도,
오일레우스(로크리스의 왕)의
아들 아이아스(작은 아이아스)도,
623행—624행.

아트레우스의
작은아들(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도,
더 용감하고 나이 많은
큰아들(미케네의 왕 아가멤논)도, 그 밖의 다른
장수도 감히 그 무구(죽은 아킬레스의 무구)를
요구하지 못했다.
624행—628행.

오직 텔라몬의 아들(큰 아이아스)과
라에르테스(이타카의 왕)의
아들(오디세우스)만이 그토록 큰 영광을 요구할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탄탈로스의 자손(아가멤논. 그리스 동맹군의
총사령관))은 이 가증스러운 짐을
벗기 위해 아르고스(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있는 도시)의 대장들을 진영 한가운데에
모이라고 명령하더니
분쟁의 중재역을 그들 모두에게 떠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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