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6행—164행.

온 리디아가 이 소식(거미로 변한 아라크네 소식)에
야단법석이었다. 이 사건에 대한 소문은 프리기아의
도시들로 퍼지며 넓은 세상이 떠들썩해졌다.
니오베(제우스의 아들인 탄탈로스의 딸)는 아직
혼전의 처녀로서 마이오니아(소아시아 리디아 지방의
옛 이름)와 시필로스 산(Sipylus 리디아 지방의 산)에
살 때부터 아라크네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동향인인 아라크네가 받은 벌(거미로 변한
아라크네)도 그녀(니오베)에게는 하늘의 신들에게 양보하고 더 겸손한 말을 하라는 경고가 되지 못했다.
그녀의 기를 돋우는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사실
남편(테베의 왕인 암피온, 제우스와 안티오페의 아들)의 재주도 부부의 가문도 왕국(테베)의
세력도, 이 모든 것이 마음에 들기는 하지만 자신의
자녀들만큼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그리하여
니오베는 자기 자신에게 그렇게 보이지만 않았다면
가장 행복한 어머니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미래사를 미리 아는, 티레시아스(테베의 장님
예언자)의 딸 만토는 어떤 신적인 힘에 영감을 받아
도시의 거리를 지나가며 일러 주고 있었다.
“이스메노스(보이오티아 지방에 흐르는 강의 신)의
딸들(보이오티아 지방의 도시 테베의 딸들)이여,
무리 지어 가서 라토나(레토. 유피테르의 아내)와
라토나의 두 분 자녀(쌍둥이 아폴로와 디아나)에게
기도 드리며 경건하게 분향하되 여러분의 머리에
월계관(아폴로 신의 상징물)을 쓰세요! 라토나께서
내 입을 빌려 말씀하시는 거예요.” 사람들은 그 말에
복종했다. 그리하여 테바이(테베) 여인들이
명령대로 이마에 월계관을 쓰고 제단의 신성한
불에다 분향하며 기도를 올렸다.
[참고]

소아시아(아나톨리아)의 리디아(LYDIA), 프리기아(PHRYGIA). 아티케(ATTICA) 지방의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ATHENS).
[참고]

165행—177행.
보라, 그때 니오베가 시녀 무리에 둘러싸여
나타났는데, 금실로 짠 프리기아(소아시아 지역)
산(產) 옷을 입은 그녀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분노하고 싶을 만큼이나 그녀는 아름다워 보였다.
그녀는 어예쁜 머리를 양어깨 위로 흘러내린
머리칼과 함께 흔들며 곧추서서 거만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눈에 보이는 하늘의
신들보다 이름만 들어본 신들을 선호하다니
이게 무슨 미친 짓이오? 아니면 라토나(레토)는
여기 이 제단에서 공경받는데, 왜 내 신성은 아직
분향받지 못하는 것이오? 내 아버지는
탄탈로스(프리기아 왕)이신데, 신들의 식탁에
참가하는 것이 허용된 유일한 인간이셨소.
내 어머니(디오네, 아틀라스와 아이트라의 딸)는
플레이아데스들(아틀라스와 플레이오네의 딸들)의
언니이고. 양어깨에 하늘의 축을 떠메고 계시는
가장 강력한 아틀라스께서는 내(니오베) 외조부예요.
유피테르(제우스)께서는 친조부(니오베의
아버지 탄탈로스는 제우스의 아들)이시며, 나는
또 그분이 내 시아버지(니오베의 남편 암피온은
제우스의 아들)라고 자랑하오.
[참고]

탄탈로스는 프리기아의 왕으로, 제우스의
아들이자 펠릅스와 니오베의 아버지이다.
아들 펠릅스로 음식을 해서 신들을 시험하고 그
죗값으로 타르타로스(지옥)의 연못에 서 있게 되었다.
물은 가슴까지 차오르고 머리 위에는 과일이
가득 매달린 가지가 늘어져 있는데, 물을 마시려
고개를 숙이면 물은 말라버리고, 과일을 따려고 손을
뻗으면 나뭇가지는 손이 닿지 않도록 높이 올라가
버려 영원한 갈증과 배고픔에 시달리게 되었다.
[참고]

황소자리 어깨 부분의 플레이아데스(Pleiades)
성단은 아틀라스(Atlas)와 플레이오네(Pleione)의
일곱 딸들과 관련이 있다. 이들은 흥겹게 춤을 추고 있을 때에 용사 오리온이 나타나, 모두 놀라 달아났다.
하지만, 이들은 미인이어서 오리온이 5년간
쫓아다녔다. 7자매는 여신 아르테미스의 도움을
받아 학이 되어 오리온으로부터 달아났다.
그 후, 제우스에 의해 별자리에 올려져 플레이아데스
성단이 되었다고 한다. 일곱 딸들 중 장녀 마이아(Maia)는 페르세우스의 어머니이다.
황소자리 머리 부분의 휘아데스(Hyades) 성단은
아틀라스와 아이트라(Aithra)의 일곱 딸들과
관련이 있다. 이들은 오빠 휘아스(Hyas)가 사냥을
나갔다가 맹수에게 죽자 그 슬픔으로 휘아데스 (Hyades) 성단이 되었다고 한다. 6월부터 그리스는
봄의 우기가 시작 되는데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를 휘아데스의 눈물이라고 생각하였다고 한다.
일곱 딸들 중 디오네(Dione)는 탄탈로스의
아내이자 니오베와 펠릅스의 어머니이다.
플레이아데스 자매들은 휘아데스 자매들과는
이복자매들이다.
177행—213행.

프리기아의 부족은 나(니오베. 그녀의 아버지
탄탈로스는 프리기아의 왕)를 두려워하며, 나는
카드무스(테베를 건국한 왕) 궁전의 안주인(테베의 왕비)이오. 내 남편(암피온)의 리라(길이가 같은 5개의
현으로 이루어진 발현악기) 연주에 의해 세워진
성벽(암피온의 리라 연주로 테베의 성을 쌓았다고
한다)은 그 백성과 함께 나와 내 남편의 통치를 받고
있소. 궁전의 어느 쪽으로 눈길을 돌리든 곳곳에
무한한 부(富)가 눈에 보이오.
그밖에도 내 미모는 여신에게나 어울린 만하죠.
그 모든 것에다 딸 일곱과 그만큼 많은 수(일곱)의
아들과 머지않아 보게 될 며느리와 사위를 덧붙여보세요! 하지만 그대들은 아직도 내가 긍지를 느끼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으며, 누군지 알 수 없는 어떤 티탄
신족인 코이우스(코이오스)의 딸 라토나(레토)를
감히 나보다 선호하는군요! 출산이 가까워졌을 때 넓은 대지는 그녀(레토)에게 한 뼘의 자리조차 거절하지
않았던가! 하늘도 땅도 물도 그대들의 이 여신을 받아
주지 않았소. 세상에서 추방된 그녀를 마침내
델로스 섬이 불쌍히 여겨 ‘그대(레토)는
정처없이 육지를 떠돌고, 나(델로스 섬)는 바다를
떠도는구려.’라고 말하고 그녀에게 가만히 서 있지
못하는 장소(델로스 섬)를 제공했소. 그곳에서
그녀는 두 아이(아폴론과 아르테미스)의 어머니가
되었지요. 그것은 내가 낳은 자식(14명)의 ‘칠분의
일(2명)에 불과해요. 나는 행복하며(누가 이를
부인할 수 있겠소?) 풍요가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니까. 나는 포르투나(행운 또는 운의 여신)가 헤치기에는
너무 크단 말이오. 포르투나가 많은 것을 빼앗아가더라도 내게는 훨씬 더 많은 것이 남을테니까. 내 복은
두려움을 이미 넘어서버렸소. 이 자식들 무리 가운데
조금은 빼앗길 수 있다고 해요.
설령 그렇게 약탈당한다 해도 라토아(레토)의
자식처럼 두 명으로 줄어들지는 않겠죠. 한데 그녀는
두 명으로 무자식 팔자를 간신히 면했어요. 그대들은
이곳을 떠나시오. 제물은 그만하면 됐소. 머리에서
월계관를 벗으시오!“ 여인들은 월계관를 벗고는
제물을 바치다 말고 떠났다. 하지만 그들이 무언의
기도로 여신(레토)을 공경하는 것까지 말릴 수는
없었다. 여신이 분개하여 퀸투스(에게 해에 있는
델로스 섬의 산) 산 정상에서 자신의 쌍둥이
자녀(아폴론과 아르테미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보아라, 너희 어머니인 나는 너희를 낳은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고, 유노(헤라. 제우스의
누이이자 정실 부인) 외에는 어느 여신에게도 양보할
뜻이 없다. 그런데 지금 나는 과연 여신인지조차
의심받고 있구나. 얘들아, 너희가 도와주지 않으면 내가 공경받던 제단에서 영원히 쫓겨나게 생겼구나. 괴로움은 그뿐이 아니다. 저 탄탈루스의 딸(니오베)은 방자한
행동에 욕설까지 덧붙이며 제 자식이 너희보다 잘났고
나를 무자식이라 부르는구나. 그런 일이라면
그녀 자신에게 되돌아가기를! 그녀의 불경한
말을 들어보니 그 아비(탄탈로스는 일설에 따르면
하늘에서 보고 들은 것을 떠들고 다니다가 벌을
받았다고 한다)에 그 딸이로구나.“
[참고]

레토가 제우스의 쌍둥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제우스의 정실 부인 헤라는 분노하여
레토가 그리스의 본토나 섬 어디에서도 출산 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레토는 아이를 낳을 땅을
찾아다니다 에게 해의 키클라데스 제도에 있는
델로스 섬에 도착했다. 레토는 델로스 섬에게 아이를
낳을 자리가 되어준다면 영광스런 신의 탄생한
성지로 숭배받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헤라는 자신의
딸인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티이아가 레토를 돕지
못하도록 막았다. 하지만 제우스의 명령으로 무지개의
신 이리스가 에일레이티이아를 델로스 섬으로
데려가 레토는 겨우 아르테미스를 먼저 출산하였고,
쌍둥이 남동생인 아폴론을 낳았다. 레토의 선약대로
델로스 섬은 아폴론 탄생의 성지로 숭배받았다.
[참고]

214행—236행.

라토나(레토)가 이런 이야기들에 덧붙여
간청하려는데 포이부스(태양의 신 아폴론의 별칭)가
말했다.“그만하세요. 불평이 길어지면 처벌만 늦어져요.” 포이베(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별칭)도
같은 말을 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구름에 몸을
가린 채 대기 사이로 미끄러져 내려가 카드무스(테베를 건국한 왕)의 성채에 닿았다. 성벽 언저리에
넓은 평지가 열려 있었다.
끊임없이 말들에 밟히는 곳이라 지나가는 수많은
수레바퀴와 단단한 말발굽에 흙덩이가 물러져
있었다. 그곳에서 암피온의 일곱 아들 가운데
몇 명이 힘 센 말에 올라 황금 못을 묵직하게 박은
고삐로 말을 몰며 튀로스산(産) 자줏빛 염료로
물들인 말 옷이 눈부신 말 등을 누르고 있었다.
그들 가운데 어머니(니오베)의 배에서 맏이로
태어난 이스메누스는 거품 묻은 재갈을 바짝 당기며
네발짐승(말)을 단단히 몰아 둥근 주로(정해진 길)를
따라 돌다가 가슴에 화살을 맞으며 갑자기
“어이쿠!” 하고 비명을 질렀다. 그는 죽어가는
손에서 고삐를 놓더니 타고 있던 말의 오른쪽 어깨
위에 쓰러지며 조금씩 옆으로 미끄러져 내렸다.
그다음으로 시퓔루스가 허공에서 화살통이
덜커덕거리는 소리를 듣고 고삐를 마구 흔들어대며
내달리는, 그 모습은 선장이 폭풍이 다가옴을
예견하고는 구름을 보고 달아나며 한 점 미풍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돛이란 돛을 모조리 내려 펼칠
때 같았다. 시퓔루스는 고삐를 흔들어대며 달렸으나
아무도 피할 수 없는 화살(아폴론의 화살)이
그를 따라잡아 화살대는 그의 목덜미 위쪽에 꽂혀
떨고 있었고, 벌거벗은 무쇠(화살촉)는 그의 목구멍
앞쪽으로 튀어나왔다.
[참고]

237행—244행.

그는 그대로 앞으로 쓰러지며 달리는 말의 갈기와
다리들 사이로 굴러떨어져 뜨거운 피로 땅을 더렵혔다. 불행한 파이디무스와 외조부의 이름(탄탈로스)을 물려받은 탄탈루스는 일상의 훈련을 끝내고 이제는 몸에서
올리브기름을 번쩍이며 젊은이의 운동인 레슬링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가슴에 가슴을 맞댄 채 꽉 맞잡고
있을 때 팽팽한 시위(활줄)를 떠난 화살 하나가 서로
맞붙어 있는 그 모습 그대로 두 사람을 꿰뚫었다.
244행—254행.

그들은 동시에 신음했고, 동시에 괴로워 몸부림치며
땅바닥에 넘어졌고, 누운 채 죽어가는 눈을 동시에
굴렸으며, 동시에 마지막 숨을 내쉬었다. 알페노르가
제 가슴을 치고 쥐어뜯으며 달려왔으니, 싸늘한 시신들을 안고 둘어올리기 위함이었다. 알페노르도 이 경건한
의무를 수행하다가 쓰러졌으니, 델리우스(아폴론)가
죽음을 안겨주는 무쇠(화살촉)로 그의 횡격막을 뚫었다. 무쇠를 뽑자 허파의 일부가 미늘에 걸려 찢겨져 나오며
목숨과 피가 대기 속으로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장발의 다마식톤은 한 번만 부상 당한 것이 아니었다.
[참고]

255행—275행.
다마식톤이 다리 윗부분에, 그러니까 오금의 힘줄이 있는 부드러운 부위를 맞고는 치명적인 화살을 손으로 뽑으려는데 두 번째 화살이 그의 목구멍을 꿰뚫더니 살깃 있는 데까지 잠겼던 것이다. 피가 화살을
밀어내더니 높이 솟구치며 기다란 물줄기인 양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맨 마지막으로 일리오네우스가
두 팔을 내밀며 “모든 신이시여, 저를 살려주소서!”라며 아무런 소용이 없을 기도를 올렸으니, 소년은 모든 신에게 기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활의 신(아폴론)은 마음이 움직였으나 화살을 되부르기에는 이미 때가 너무 늦었다. 하지만
소년은 가벼운 부상을 입고 쓰러졌으니, 화살이 그의
심장을 깊숙히 꿰뚫지는 않았던 것이다. 이 불상사에
대한 소문을 듣고 백성의 슬픔과 친척의 눈물을 본
니오베는 자신의 급작스러운 파멸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신들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는 데 놀랐고,
신들이 감히 이런 짓을 한 것에, 신들이 그토록 큰
권능을 가졌다는 데 분개했다. 설상가상으로 아이들의
아버지 암피온이 가슴에 칼을 꽂고 죽으면서 자신의
슬픔과 목숨을 동시에 끝냈기 때문이다. 아아,
지금의 이 니오베는 잠시 전에 라토나(레토)의 제단에서 백성을 내쫓고 도도하게 도시의 한가운데를
걷던 그 니오베와는 얼마나 다른가!
[참고]

275행—304행.

그때 니오베는 친구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건만,
지금은 적에게도 연민의 대상이 되었다. 니오베는
아들들의 싸늘한 시신 위에 몸을 구부리고는 마지막
작별 인사로 그들 모두에게 닥치는 대로 입맞추었다.
그러더니 그들에게 돌아서서 두들겨 타박상을 입은
두 팔을 하늘 높이 들고 말했다. “잔인한 라토나여, 우리의 슬픔으로 잔치를 벌이시구려! 자, 그대는
내 불행으로 그대의 마음과 사나운 심장을 실컷
먹이시구려! 나는 일곱 아들의 죽음에 결딴났어요.
그대가 이겼으니 승리자로 환호하세요! 아니, 어째서
승리자이지요? 비참한 나에게 남은 것이 행복한
그대에게 남은 것보다 더 많은데. 내 자식이 그렇게
많이 죽었지만 여전히 내가 승리자예요!” 니오베가
그렇게 말하자 팽팽한 시위(활줄)가 탕 하고 울렸다.
그 소리에 모두 겁에 질렸으나 니오베만은 겁내지
않았으니, 불행이 덮쳐 그녀는 대담해졌다. 자매들은
검은 옷을 입고 머리를 풀어헤친 채 오라비들의
관대(棺臺) 앞에 섰다. 그들 가운데 한 명은 제 내장에
박힌 화살을 뽑다가 정신을 잃어 오라비 얼굴에
제 얼굴을 얹은 채 죽어갔다. 다른 한 명은 불쌍한
어머니를 위로하려다가 갑자기 말문을 닫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에 허리가 꺽였다. (그녀는 입을 꼭
다물고 있었으나 목숨이 이미 빠져나간 뒤였다.)
한 명은 헛되이 도망치다가 쓰러졌고, 또 한 명은
언니 위에 쓰러져 죽었다. 한 명은 숨어 있고,
또 한 명은 떨고 있는 것을 그대는 볼 수 있었으리라.
여섯 명은 서로 다른 상처에 의해 죽음에 넘겨지고,
남은 것은 막내딸뿐이었다. 막내딸을 어머니가
몸 전체로, 옷 전체로 가리며 말했다. “막내딸
하나라도 남겨주세요! 그토록 많던 자식 가운데
나는 막내딸 하나만 하나만 요구하는 거예요.”
니오베가 간청하는 사이 그녀(아르테미스)가 간청한
딸도 쓰러졌다. 그녀는 자식을 여의고 죽은 아들들과
딸들과 남편 사이에 앉았다. 슬픔으로 딱딱하게
굳어진 채. 그녀의 머리털은 미풍에 흔들리지 않았고,
얼굴은 핏기 없이 창뱍했으며, 두 눈은 술픔에 잠긴
눈구멍 안에 멍하니 정지해 있었다.
[참고]

305행—312행.

그 모습에서 살아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더 안쪽에 있는 그녀의 혀도 딱딱한 입천장에 얼어붙었고, 혈관은 더이상 고동칠 수 없었다. 그녀는 목덜미를
구부릴 수도, 팔을 저을 수도, 다리로 걸을 수도 없었다. 깊숙한 곳의 내장도 돌이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강력한 회오리
바람이 에워싸더니 그녀를 고향(리디아 지방의
시필로스 산)으로 채어갔다. 그곳에서 그녀는
산꼭대기에 붙박힌 채 눈물을 흘리고 있고,
지금까지도 그 대리석에서는 눈물을 흘러내린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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