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술 작품과 함께 읽는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9권. 반인반마 네소스(Nessus)와 헤라클레스(Heracles).

반응형
강을 건너려는 활을 든 헤라클레스와 그의 아내 데이아네이라와 그들을 돕겠다는 반인반마의 네소스. 하인리히 알데그레버(1502–1558).

 


98행—117행.

헤라클레스의 아내를 겁탈하려는 반인반마의 네소스. 10.4 cm x 11.7 cm. 안토니오 템페스타(1555–1630).


아켈로오스(강 및 강의 신)는 패했다 해도
장식물(머리에 달린 뿔 하나)만 뺏기고
잃었을 뿐 다른 부위는 상한 데가 없었다.
게다가 머리에 입은 손상은 버들잎이나 갈대 관을
써서 얼마든지 감출 수 있었다. 하지만 사나운
네소스(상반신은 사람의 몸 하반신은 말인
켄타우로스족)여,
그대는 똑같은 소녀(데이아니라)에 대한
정염 때문에 날개 달린 화살에 등이 뚫려 죽었소.
말하자면 유피테르(제우스)의 아들(헤라클레스)은
갓 결혼한 아내(데이아네이라)를 데리고 고향
도시(보이오티아의 테베)로 돌아가다가
에우에누스(아이톨리아의 칼리돈 옆을 흐르는 강)의
급류에 이르렀다. 강물은 겨울비로 불어나
여느 때보다 수면이
높은 데다 소용돌이가 많아 건널 수가 없었다.
그가 자신보다도 아내 때문에 걱정하고 있을 때
사지가 건장하고 여울을 잘 아는 네소스가
다가오더니 "알카이우스의 손자(헤라클레스)여,
이 여인(데이아네이라)은 내 도움으로 저쪽 강둑에
설 것이오. 그대는 혼자 힘으로 헤엄치도록 하시오!"
라고 말했다. 그래서 아오니아(보이오티아의 옛 이름)의
영웅(헤라클레스)은 겁에 질린 칼리돈의
여인(칼리돈의 왕 오이네오스의 딸 데이아네이라)을
네소스에게 맡겼다. 그녀는 강도 무섭고 건네주는
자도 무서워 파랗게 질려 있었다.
그(헤라클레스)는 곧 무거운 화살통과
사자(네메아의 사자) 가죽을 걸친 그대로
(몽둥이와 구부정한 활은 저쪽 강둑에다 던져놓았던
것이다.) 말했다.
“내가 일단 시작한 이상 강을 차례차례 이기리라."
그는 망설이지도 않았고, 물살이 어디가 가장
완만한지 묻지도 않았으며, 물살의 도움으로
건너가려고도 하지 않았다.



[참고. 칼리돈과 테베]

그리스—페르시아 전쟁. 기원전 500년—기원전 479년.


아이톨리아(ATOLIA) 지방의 칼리돈(Calydon)과
아이톨리아 남동쪽
보이오티아(BEOTIA) 지방의 테베(Thebes).



118행—133행.

헤라클레스의 화살에 등이 꿰뚫린 반인반마의 네소스. 1542. 한스 제발트 베함(1500–1550).


어느새 그가 맞은편
강둑에 닿아 던져놓았던 활을 집어 드는데 아내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신뢰를 저버리려고 하는
네소스에게 소리쳤다. "공연히 그대의 발빠른 것만
믿고 이게 무슨 짓이오, 이 약탈자여?
두 모습(상반신은 사람의 몸 하반신은 말)의 네소스여,
내 그대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오. 들으시오!
그대는 나와 내 것 사이에 끼어들지 마시오!
나에 대한 존경심이 그대를 움직이지 못한다면,
그대의 아버지(텟살리아의 왕 익시온)의
빙글빙글 도는 수레바퀴가 금지된 교합을 못하도록
그대를 말렸어야 했을 것이오. 그대가 설령 말(馬)의
힘을 믿는다 해도 도망가지 못하리라.
나는 발이 아니라 치명상으로 그대를 따라잡을 테니까."
마지막 말을 그는 행동으로 입증했으니,
화살을 날려 보내 도망치는 자의 등을 꿰뚫었던 것이다.
그러자 미늘 있는 화살촉이 가슴 앞으로 튀어나왔다.
그자가 그것을 뽑자 두 구멍에서는 피가
레르나의 히드라의 독과 섞여 뿜어져 나왔다.
네소스는 그 피를 받으며 "나는 복수도 못하고 죽지는
않으리라."라고 혼잣말을 하고는 뜨거운 피에 흠뻑
젖은 자신의 옷을 겁탈당할 뻔 했던 여인에게
사랑의 묘약이라며 주었다.


[참고. 익시온]

불타는 수레바퀴에 묶인 네소스의 아버지 익시온(Ixion). 버나드 피카르(1673–1733).


네소스의 아버지 익시온은 라피타이족의 왕으로 그는
헤라(제우스의 아내)를 겁탈하려다 그 죗값으로
지옥에서 빙글빙글 도는 불타는 수레바퀴에 묶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