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0행—277행.

이제 지칠 대로 지친 다이달로스(이카로스의
아버지)를 아이트나(시칠리아의 활화산)의 나라
(시칠리아)가 받아주었고, 탄원자(다이달로스)를
위하여 무기를 든 코칼로스(훗날 다이달로스를
찾으러 온 미노스를 코칼로스가 끓는 물을 끼얹어
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친절한 사람이란 평을
들었다. 이제 아테나이도 테세우스(아테나이의 왕
아이게우스의 아들)의 칭찬받아 마땅한 위업
(미노타우로스 살해) 덕분에 눈물겨운
공물(아테나이의 소년과 소녀)을 바치지 않아도 되었다.
신전들은 화환으로 장식되고, 사람들은 전쟁의
여신 미네르바(아테네 여신)를 유피테르(제우스)와
그 밖의 다른 신들과 함께 부르며 그들에게 제물의
피와 선물과 통에 든 향을 바쳤다. 여기저기를
두루 돌아다니는 소문이 아르고스(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도시)의 온 도시에 테세우스라는 이름을
퍼뜨렸고, 부유한 아카이아(펠로폰네소스 반도 북부
해안 지방)의 백성은 큰 위험에 처할 때면
테세우스에게 도움을 청했으며,
칼리돈(아이톨리아 지방의 도시)도 비록
멜레아그로스(칼리돈 도시의 왕자)를 갖고 있었지만
탄원자로서 간절히 그(테세우스)에게 도움을 청했다.
도움을 청한것은 적대적인 디아나(달과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하수인이자 복수자인
멧돼지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오이네오스
(칼리돈 도시의 왕으로 멜레아그로스의 아버지)는
어느 해 풍년이 들었을 때 케레스(곡식의 여신
데메테르)에게는 곡식의 만물을, 리아이우스(포도의
신 바쿠스의 별칭)에게는 그분의 포도주를,
금발의 미네르바(전쟁의 여신 아테나)에게는 그분의
올리브기름을 바쳤다고 한다. 농촌의 신들로부터
시작해 하늘의 모든 신들에 이르기까지 고대하던
명예가 주어졌다.
[참고. 아이트나 활화산]

고대 로마 시대에는 삼각형 모양의 모습을 따서
트리나크리스(라틴어 Trinacris)로 불렸다.
Mount Etna(아이트나 또는 에트나 활화산).
[참고]

아테나이는 현재 아티카(ATTICA) 지방의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Athens)이다.
아이톨리아(ATOLIA) 지방의 칼리돈(Calydon).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아르고스(Argos),
아카이아(ACHAEA), 스파르타(Sparta),
메세네(Messene), 필로스(Phlius),
엘리스(ELIS).
그리스 북서부 지역의 에피로스(EPIRUS).
테살리아(THESSALY) 지방의 페라이(Pherae).
보이오티아(BEOTIA) 지방.
에게 해 북쮹 트라키아(THRACE) 지역.
아르카디아(ARCADIA) 지방의 테게아(Tegea).
277행—293행.

하지만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들은
라토나(레토)의 딸(디아나, 아르테미스)의
제단만은 분향도 하지 않고 지나쳤다고 한다.
신들도 노여움을 타는 법이다.
"벌하지 않고 그냥 참아 넘기지는 않으리라.
내(디아나 여신) 비록 공경받는다는 말은 못들어도
복수하지 못했다는 말은 듣지 않으리라." 이렇게
말하고 모욕당한 여신은 올레누스(아이톨리아
지방의 도시)의 들판에 멧돼지 한 마리를 복수자로서
보내니, 녀석은 풀이 많은 에피로스(그리스의
북서부 지역)의 황소만큼이나 컸고,
시칠리아 들판의 황소보다도 더 컸다. 핏발이 선
녀석의 두 눈에서는 불이 이글거렸고, 녀석의 목은
빳빳하고 탄탄했으며, 녀석의 몸에는 창날 같은
센털이 곤두서 있었다.[센털은 성벽처럼,
우뚝한 말뚝처럼 서 있었다.]
사납게 으르렁거릴 때면 넓은 어깨가 뜨거운
거품으로 얼룩졌다. 녀석의 엄니는 인디아산 코끼리의
그것만큼 컸고, 입에서는 번갯불이 뿜어져 나와
그 입김으로 풀이 불길에 싸였다. 녀석은 갓 잎이
나기 시작한 어린 곡식을 짓밟는가 하면, 눈물을
흘릴 어느 농부의 익은 곡식을 베어 넘기기도 하고,
이삭이 팬 곡식을 가로채기도 했다. 약속된 수확을
기다리다 허탕 치기는 타작마당도,
곳간도 마찬가지였다.
294행—305행.

묵직한 포도송이가 기다란 덩굴째 땅바닥에
팽개쳐졌고, 늘푸른 올리브나무의 열매와 가지도
마찬가지였다. 녀석은 가축한테도 미친 듯이 날뛰었다.
목자도 개도 가축을 지킬 수 없었고, 사나운 황소도
제 식구를 지킬 수 없었다. 백성은 뿔뿔이 흩어졌고,
도시의 성벽 안이 아니고는 자신들이 안전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마침내
멜레아그로스(칼리돈 도시의 왕자)와 정예의 젊은이
한 무리가 명성을 얻겠다는 욕심에서 한데 모였다.
틴다레우스(스파르타 왕으로 레다의 남편)의 쌍둥이
아들(카스토르와 폴룩스), 한 명(폴룩스)은 권투에
능하고, 다른 한 명(카스토르)은 마술에 능하다.
최초의 배(아르고호)를 만든 이아손, 사이 좋은 친구인
피리토우스(익시온의 아들로 테세우스의 절친한
친구)와 테세우스(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의 아들),
테스티우스(알타이아의 아버지)의 두 아들
(플렉십푸스와 톡세우스. 이들은 알타이아의
오빠로 멜레아그로스의 외삼촌이다.
아파레우스(멧세네의 왕)의 아들들인
륑케우스(눈이 밝기로 유명)와 날랜
이다스(멜레아그로스의 장인), 전에는 여자였으나
이제 더이상 여자가 아닌 카이네우스(포세이돈에
의해 남성으로 성이 바뀌었다),
306행—317행.

용맹스러운 레우킵푸스(아파레우스의 아우)와
투창의 명수인 아카스투스(테살리아 지방의
이올코스 왕 펠리아스의 아들),
힙포토우스(아티카 지방의 악명 높은 도둑
케르퀴온의 아들)와 드리아스(전쟁의 신 마르스의
아들로 트라키아 왕 테레우스의 아우), 아민토르의
아들 포이닉스(훗날 아킬레스의 개인 교사가 된다),
악토르의 두 아들(쌍둥이 형제 에우리투스와
크테이투스)과 엘리스(펠로폰네소스 반도 서부에
있는 도시)에서 파견된 레우스(엘리스 왕 아우게아스의 아들)가 그들이다.
거기에는 또 텔라몬(에게 해
아이기나 섬의 왕 아이아코스의 장남)과 위대한
아킬레스의 아버지(아이기나 섬 아이아코스 왕의
차남인 펠레우스)도 빠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한 자들로는 페레스(테살리아
지방 페라이 도시의 왕)의 아들(아드메투스),
히안테스(보이오티아 지방의 옛 이름)족의
이올라우스(이피클레스의 아들로 헤라클레스의
조카이자 전우), 지칠 줄 모르는 에우뤼티온(텟살리아
프티아 왕 악토르의 아들로 펠레우스의 처남이 된다),
달리기에서 저본 적이 없는 에키온(헤르메스의
아들), 나릭스(아이톨리아 지방 로크리스
지방의 도시)의 렐렉스(렐렉스는 나중에 필레몬과
바우키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파노페우스(이복형들인 텔라몬과 펠레우스의 손에
죽은 포코스의 아들), 휠레우스,
용맹스러운 힙파수스(에우리토스의 아들)와
아직도 한창때인 네스토르(넬레우스의 아들로
펠로폰네소스 반도 서남부 필로스의 왕),
히포코온(스파르타 아래쪽에 있는 도시
아미클라이의 왕)이 옛 도읍 아미클라이에서 보낸 자들,
페넬로페(오디세우스 아내)의 시아버지(라에르테스),
파르라시아(아르카디아 지방의 도시)의
앙카이우스(아르카디아의 왕 뤼쿠르구스의 아들),
암피쿠스의 예언자 아들(몹수스), 아직은 아내에게
파멸당하기 전의, 오이클레스의 아들(예언자
암피아라우스), 리카이우스(아르카디아 지방의
남서부에 있는 산) 숲의 자랑거리인
테게아(아르카디아 지방의 옛 도읍)의
소녀(아탈란타)가 있었다.
[참고]

텟살리아 지방의 이올코스(Iolcus)와
페라이(Pherae)
에게 해 북쪽 트라키아(Thrace) 지역.
아티카(Attica) 지역.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엘리스(Elic) 지방과
아르카디아 지방 테게아(Tegea).
[참고]

그리스 에게 해 사로니코스 만(Saronin lahti)의
아이기나(AEGIINA) 섬.
아티카(ATTIKA) 지역의 아테네(Ateena).
317행—330행.

그녀(아탈란테)는 광을 낸 브로치로 목 있는 데서
옷깃을 여미고 있었고, 수수하게 땋은 머리는
한데 묶여 있었다. 왼쪽 어깨에 매달린 상아
화살통에서는 그녀가 움직일 때 화살들이 덜커덩거렸고,
왼손에는 활이 들려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소년의
것이라면 소녀 같다고, 소녀의 것이라면 소년 같다고
그대는 진실로 말할 수 있으리라. 그녀를 보자마자
칼리돈의 영웅(멜레아그로스)은 당장 그녀를 원했다.
하지만 신이 이를 반대하자 그는 사랑의 불길을 남몰래
들이마시며 "저 여자가 누군가를 자기 남편으로
합당하다고 여긴다면 그사람이야말로 행복하도다!"
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도 예의도 더이상 말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큰 싸움이라는 더 큰일이 그를
재촉했던 것이다. 한 번도 사람의 손에 넘어져 본
적이 없는 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울창한 숲이 평야에서
솟아오르며 비탈진 들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참고. 아탈란타]

331행—352행.

영웅들은 이 숲에 이르러 더러는 그물을 치고,
더러는 사슬에서 개떼를 풀어주고, 더러는 갓 눌린
발자국을 뒤쫓으며 자신들의 위험(멧돼지)을
찾아내기를 열망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빗물이
시냇물이 되어 쏟아져 고이곤 하는 우묵한 협곡이
있었는데, 이 늪지대의 맨 밑부분은 나긋나긋한
갯버들과 부드러운 사초(莎草)와 늪에서 나는
왕골과 고리버들과 키 큰 부들로 덮여 있었고,
부들 밑에는 작은 방동사니가 자라고 있었다.
멧돼지가 일어나 이곳으로부터 적들 한가운데로
맹렬히 돌진하니, 그 모습은 맞부딪친 구름에서
번갯불이 터져 나올 때와도 같았다. 숲은 녀석의 공격에 쓰러졌고,
녀석에게 채인 나무는 부러지며 우지끈 소리를 냈다.
젊은이들은 고함을 지르며 억센 오른손에
넓은 날이 번쩍이는 창을 앞쪽을 향해 겨누었다.
녀석은 달려오더니 자신의 광란을 막으려던 개떼를
쫓아버리며, 짖어대는 무리를 옆에서 들이받아
흩어버렸다. 에키온(전령의 신 헤르메스의 아들)이
맨 먼저 힘껏 던진 창은 목표물을 맞히지 못하고
단풍나무 밑동에 가벼운 상처를 냈다. 다음번 창은
던질 때 너무 힘이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그것이 겨누던 녀석의 등에 꽂힐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더 멀리 날아갔다. 창을 던진 것은
파가사이(테살리아 지방의 도시)의 이아손이었다.
그러자 암피쿠스의 아들(몹수스)이 말했다.
"포이부스(태양과 사냥의 신 아폴론)여, 내가 그대를
섬겼고 지금도 섬기고 있다면, 내 창이 어김없이
목표물을 맞히게 해주소서!" 신은 할 수 있는 한
그의 기도를 들어주었다. 창으로 그는 멧돼지를
맞혔으나 부상을 입히지는 못했다.
353행—380행.

디아나(달과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날아가는
창에서 무쇠 창끝을 제거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무 창 자루가 창끝도 없이 멧돼지를 맞혔다.
그러자 야수가 분기탱천하여 번개보다 더 뜨겁게
타올랐다. 녀석은 두 눈에서 불길을 번득였고,
가슴에서도 불길을 내쉬었다. 마치 공성(攻城) 무기의
팽팽한 줄에서 내던져진 큰 바윗돌이 성벽이나 군사로
가득찬 성탑을 향해 날아가듯이, 꼭 그처럼 저항할 수
없는 맹렬한 기세로 살인적인 멧돼지는 젊은이들에게
덤벼들더니 오른쪽에 자리잡고 있던 힙팔모스와
펠라곤을 쓰러뜨렸다. 누워 있던 그들을 전우들이 끌고 나갔다.
하지만 힙포코온의 아들 에나이시무스는
녀석의 치명적인 공격을 피하지 못했으니,
그(에나이시무스)가 겁이 나서 도망치려고 돌아설
채비를 하는데 무릎 관절이 끊어져 다리 근육이 말을
듣지 않았던 것이다. 필로스인(펠로폰네소스 반도의
필로스 도시의 왕 네스토르) 역시 트로이아 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죽을 뻔 했다. 하지만 그는 있는
힘을 다해 창 자루를 짚고는 옆에 있던 나뭇가지 위로
훌쩍 뛰어 올라가 거기 안전한 곳에서 자신이 피했던
적을 내려다보았다. 녀석은 참나무 밑동에다 대고
미친 듯이 엄니를 갈더니 새로 간 엄니를 믿고는
죽이겠다고 위협하며 구부정한 주둥이로 강력한
에우리투스의 아들(힙파수스)의 허벅지를 열어젖혔다.
이번에는 하늘의 별자리(♊쌍둥이자리)가 되기 전의
쌍둥이 형제(카스토르와 폴룩스. 이들은 나중에
쌍둥이자리가 된다)가 말을 타고 왔다. 둘 다 준수하고,
둘 다 눈보다 더 흰 말을 타고 있었으며, 둘 다
창끝이 번쩍이는 창을 떨리도록 휘두르다가 허공
사이로 내던졌다. 그들은 부상을 입혔을 것이나,
센털이 난 녀석은 창도 들어갈 수 없고 말도 들어갈 수
없는 우거진 숲속으로 들어가버렸다. 텔라몬
(아이아코스의 장남)이 추격하려다 너무 열중한
나머지 조심성 없이 서둘다가 나무뿌리에 걸려
앞으로 넘어졌다. 펠레우스(텔라몬의 동생)가
그를 일으켜 세우는 동안
[참고. 쌍둥이자리]

‘디오스쿠로이(제우스의 자식들)’라고 불렸던
쌍둥이 형제 쌍둥이자리는 두 개의 평행한 막대처럼
보여, 카스토르와 폴룩스(폴리데우케스)의 전설과
연관이 되었다. 폴룩스는 신이 되어 죽지 않게
되었으나, 카스토르는 인간인 채로 죽게 될 운명이었다.
카스토르가 죽자 폴룩스는 죽음을 선택하지만
불사의 신이어서 죽지 못하였다. 제우스에게 부탁하여
자신을 죽게 해달라 하였으니, 제우스는 형제의
우애에 감동하여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만들었다.
380행—407행.

테게아(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도시)의 소녀
(아탈란타)가 날랜 화살을 시위(활줄)에 얹더니
그것을 구부러진 활에서 날려 보냈다. 화살은 야수의
등 윗부분을 스치고는 녀석의 귀밑에 박히며 뚝뚝
듣는 핏방울로 센털을 붉게 물들였다. 그녀의 성공에
그녀 자신보다 멜레아그로스(칼리돈 도시의 왕자)가
더 기뻐했다. 그가 맨 먼저 피를 발견하고는 맨 먼저
그것을 전우들에게 보여주며 "그대는 그대의 용기에
합당한 명예를 얻을 것이오."라고 말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남자들은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며 서로 격려했고,
고함소리로 용기를 북돋우며 무질서하게 창을 던져댔다.
한데 수가 많은 것이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목표물을 맞히는 것을 방해했다. 그러자 보라,
양날 도끼를 들고 다니는 아르카디아(펠로폰네소스
빈도의 지역) 인(앙카이우스)이 미쳐 날뛰며 자신의
운명을 거슬러 말했다. "오오! 젊은이들이여,
그대들은 남자의 가격이 여자의 가격보다 얼마나
앞서는지 배우시고, 그것을 보여주는 일은 내게 맡기시오.
라토나(레토)의 따님(디아나, 아르테미스)이 손수 자신의 무기로
보호해준다 해도 나는 디아나의
뜻에도 불구하고 내 오른손으로 이 녀석을 죽이겠소."
그는 잔뜩 부풀어 올라 그렇게 큰소리치고 나서
두 손으로 양날 도끼를 들고는 발끝으로 서서 앞으로
내리칠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야수가 대담한 자보다
한발 앞서 치명적인 급소인 그의 사타구니 윗부분을
두 개의 엄니로 들이받았다. 앙카이우스가 쓰러지자
내장은 피투성이가 되어 쏟아져 내렸고, 대지는
피에 젖었다. 그러자 익시온의 아들 피리토우스가
강력한 손에 사냥용 창을 휘두르며 적을 향해 돌진했다.
그에게 아이게우스의 아들(테세우스)이 소리쳤다.
"나에게는 나 자신보다 더 소중한 자여, 내 영혼의
일부여, 거리를 두고서 있게나! 거리를 두고 싸우는
것은 용감한 자들에게도 허용된다네. 무모한 용기가
앙카이우스를 해치지 않던가!"
408행—432행.

이렇게 말하고 그(테세우스)는 청동 날이 박힌
묵직한 층층나무 창을 힘껏 던졌다. 그것은 잘 겨냥한
터라 어김없이 목표물을 맞혔을 것이나 잎이 무성한
참나무 가지가 그 창을 가로막았다.
아이손(이올코스 도시의 왕)의 아들(이아손)도
창을 던졌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빗나간 창은 무고한
사냥개에게 치명상을 입히며 그것의 내정을 꿰뚫고는
사냥개를 땅바닥에다 고정시켜버렸다. 하지만
오이네오스(칼리돈 도시의 왕)의 아들(멜레아그로스)의 손에는 상이한 운이 따랐다.
그는 두 자루의 창을
던졌는데, 먼젓번 것은 땅에 꽂히고 두 번째 것은
녀석의 등 한복판에 꽂혔다.
녀석이 미친 듯이 빙빙 돌면서 신선한 피로
범벅이 된 거품을 씩씩대며 내뿜는 동안, 상처를
입힌 자(멜레아그로스)가 지체 없이 다가가 적을
약올리다가 번쩍이는 사냥용 창을 마침내 정면에서
녀석의 어깨에다 깊숙이 찔러 넣었다. 그러자 전우들이
기뻐서 환호성을 지르며 승리자의 손을 잡으려고
몰려들었다. 그들은 넓은 땅을 차지하고 누워 있는
거대한 야수를 보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아직도 그것을 건드리는 것은 안전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마다 녀석의 피에 자기 창을 담갔다.
멜레아그로스는 녀석의 파멸을 안겨주던 머리에
한 발을 얹고는 이렇게 말했다.
"노나크리스(그리스 아르카디아 지방의 산이자 도시)의 소녀(아탈란타)여,
그대는 내게 권리가 있는 전리품을
받아내 영광을 내가 그대와 나눠 갖게 하시오!"
그 자리에서 그는 센털이 곤두선 가죽과 커다란
엄니들이 유난히 눈에 띄는 머리를 그녀에게
전리품으로 주었다. 그녀는 선물도 그렇지만 선물을
준 사람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시기했고, 무리 전체가 웅성거렸다. 그들 중에서
테스티우스(알타이아의 아버지)의
아들들(플렉십푸스와 톡세우스. 이들은 알타이아의
오빠로 멜레아그로스의 외삼촌이다)이 팔을 내밀며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433행—444행.

“여인이여, 자, 그것(멧돼지 머리)을 내려놓고
우리 몫인 명예를 가로채지 마시오! 그대의 미색을
믿다가 속지 마시오. 사랑의 포로가 된 기증자가
그대에게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란
말이오!" 그러고는 그녀에게서는 선물을, 그에게서는
선사하는 권리를 빼앗았다. 마보르스(전쟁의 신
마르스의 옛 이름)의 아들(멜레아그로스. 일설에
따르면 멜레아그로스는 마르스의 아들이라고 한다)은
참다못해 분개하여 이를 갈며 "그렇다면, 남의 명예를
빼앗는 자들이여, 그대들은 행동과 말로 하는 위협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배우시오!"라고 말하고는 설마
그럴 줄 모르고 서 있던 플렉십푸스의 가슴을 자신의
불의한 칼로 찔렀다. 톡세우스는 형의 원수를 갚고
싶기도 하고 형과 같은 운명이 될까 봐 겁이
나기도 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였다. 하지만
오래 망설이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으니,
첫 번째 살인으로 아직도 뜨뜻한 창을 멜레아그로스가
아우의 피로 다시 데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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