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술 작품과 함께 읽는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8권. 하신 아켈로오스(Achelous)와 테세우스(Theseus)의 만남.

반응형
테세우스를 대접하는 아켈로오스. 108 cm x 163. 8 cm. 페테르 파울 루벤스(1577–1640).



547행—568행.

아켈로오스와 테세우스의 만남. 1550. 도자기 그림.


그사이 테세우스(아테나이의 왕 아이게우스의 아들)는
전우들의 노고(칼리돈의 멧돼지 사냥)에 참가했다가
전에 에렉테우스(아이게우스의 증조부)가 다스리던
트리토니스(아테나 여신의 별칭)의
성채(아테나 여신의 성채 아크로폴리스는
아테나이에 있다. 여기서는 ‘아테나이의 뜻’이다)로
돌아가고 있었다. 한데 비에 불어난
아켈로오스(아이톨리아 지방과 아카르나니아 지방
사이를 흐르는 강 및 강의 신)가 그의 길을 막고
그의 여행을 지연시키며 말했다. "유명한, 케크롭스
(아이게우스의 조부)의 자손(테세우스)이여,
내 집에 드시고, 낚아채는 내 물결에 그대를 맡기지
마시오! 그것(강물)은 크게 으르렁거리며 단단한
나무 밑동과 앞을 가로막는 바윗돌도 휩쓸어가곤 하지요. 나는 강가에 있던 높다란 외양간이 가축 떼와 함께
쓸려가는 것을 보았는데, 거기서는 힘센 것이 소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고, 날랜 것이 말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소. 산에 있는 눈이 녹으면 내 이 급류는 수많은
젊은이의 몸을 빙빙 도는 소용돌이에 빠뜨리지요.
그러니 강물이 익숙한 경계 안에서 흘러가고,
그 강바닥이 가느다란 물줄기를 담을 때까지 쉬는
것이 더 안전할 것이오." 아이게우스의 아들(테세우스)
이에 수긍하며 "아켈로오스여, 나는 그대의  집과
충고를 둘 다 쓸 것이오."라고 대답했고, 또 둘 다 썼다.
테세우스는 구멍이 많은 속돌과 거친
응회암(凝灰巖)으로 지어진 하신의 컴컴한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땅바닥은 부드러운 이끼로 눅눅했고, 천장은 고둥 껍질과 자줏빛 조개껍질로 번갈아 장식되어 있었다. 어느새 휘페리온(태양신 헬리오스의 아버지.
여기서는 태양의 뜻)이 낮의 삼분의 이를 지났을 때
테세우스와 그의 사냥 친구들은 안락의자에 기대앉았다. 익시온의 아들(페이리토스, 테세우스와 절친한 친구)은
여기 기대앉고, 트로이젠의 영웅 렐렉스(펠로폰네소스
남부 라코니아의 왕)는 저기 기대앉았는데, 그의
관자놀이에는 벌써 백발이 드문드문 나 있었다.



[참고. 아크로폴리스]

그리스 아테나이(아테네 Athens)의 성채 아크로폴리스(Acropolis) 내 파르테논 신전.
북서쪽에서 바라본 아크로폴리스 내 처녀신 아테나이 여신에게 바쳐진 파르테논(‘처녀의 장소’) 신전.



[참고. 아켈로오스 겅]

그리스—페르시아 전쟁. 기원전 500년—기원전 479년.


아이톨리아(AETOLIA) 지방과 아카르나니아(ACARNANIA) 지방 사이의 서그리스 최대 하천
아켈로오스(Acheloos) 강 및 강의 신.

위성 이미지에 표시된 그리스 아켈로오스(Acheloos) 강.




568행—594행.

아켈로오스와 테세우스의 만남. 51 x 64 cm. 1610. 헨드릭 드 클레르크(1560–1630).


그리고 그토록 고명한 손님을 맞아 더없이 기쁜
아카르나니아인들의 하신(아켈로오스)이 그러한
명예를 받아 마땅하다고 여긴 다른 자들도 기대앉았다. 지체 없이 맨발의 요정들이 식탁을 갖다 놓더니 진수성찬을 차렸고, 식탁을 치운 뒤에는 보석 잔에 든 술을 내왔다. 그때 가장 위대한 영웅(테세우스)이 눈앞에 펼쳐진 바닷물을 바라보다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가 어떤 곳이오? 저 섬의 이름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시오. 하지만 단 하나의 섬 같지가 않소이다."
하신(아켈라오스)이 대답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대(테세우스)가 보시는 것은 하나의 섬이 아니오.
다섯 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는데 멀어서 구분이 안될
뿐이지요. 디아나(달과 사냥의 신 아르테미스)가
무시당했을 때 취한 행동에 그대가 덜 놀라도록
잘 들어두시오. 저 섬들은 전에는 요정들이었소.
저들은 황소를 이오 십, 열 마리나 잡고 다른 농촌의
신들은 모두 제물에 초대하면서도 나만은 잊어버린 채
축제의 춤을 추었지요. 나는 화가 나서 가장 큰
홍수 때만큼이나 부풀어올라 무자비한 마음과 무자비한 물결로 숲에서 숲을 찢고 들판에서 들판을 찢으며,
그제야 마침내 나를 생각한 요정들을 그들이 서 있던
장소와 함께 바다로 굴려버렸소. 거기서 내 물결과
바다의 물결이 원래 이어져 있던 땅을 저기 저 바다
한가운데에 보이는 에키나데스 군도(아켈로오스
강 하구 앞에 있는 작은 섬들)만큼이나 많은 부분으로
나눠놓았소. 하지만 그대도 보시다시피, 저 멀리
다른 섬들과 뚝 떨어진 곳에 섬 하나가 있는데,
내가 아끼는 그 섬을 선원들은 페리멜레(섬으로 변한
요정)라고 부르지요. 나는 그녀를 사랑하여 그녀에게서 처녀라는 이름을 빼앗았소. 그녀의 아버지
힙포다마스가 이에 격분하여 자신의 딸을 죽일
셈으로 절벽에서 깊은 바다로 밀어버렸소.


594행—610행.

아켈로오스와 섬으로 변한 요정 페리멜레(Perimele). 1602.


나는 그녀(페리멜레)를 받아, 헤엄치던 그녀를
떠받쳐주며 말했소. '제비를 뽑아(포세이돈과
하데스 형제는 제비뽑기로 포세이돈은 바다를
하데스는 지하 세계를 차지했다) 우주의 두 번째
몫(바다)을, 떠돌아다니는 물결을 받으신,
삼지창을 들고 다니시는 신(포세이돈)이시여,
[우리 신성한 강들은 모두 결국에는 그대에게
달려가거늘, 넵투누스(포세이돈)여, 이리 오셔서
조용히 내 기도를 들어주소서! 내가 들고 있는
이 여자를 해코지한 것은 납니다.
그녀(요정 페리멜레)의 아버지 힙포다마스가
관대하고 공평하다면, 또는 그가 덜 불경하다면,
그는 그녀를 불쌍히 여기고 나를 용서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잔혹한 아버지에 의해 대지가 닫혔으니] 청컨대 잔혹한 아버지에 의해 물에 빠진 그녀를
도와서 그녀에게 장소를 주시든지 그녀 자신이
장소가 되는 것을 허락하소서, 넵투누스여!'
['내가 그녀를 안을 수 있도록.' 바다의 통치자는
이에 동의했고, 그가 머리를 끄덕이자 모든 물결이
뒤흔들렸소. 요정은 겁에 질렸지만 그래도 헤엄을
쳤소. 그녀가 헤엄칠 때 나는 두려움에 팔딱거리는
그녀의 가슴을 만졌소. 내가 요정을 애무하는 동안
나는 그녀의 온몸이 딱딱해지며 그녀의 살이 대지에
에워싸이는 것을 느꼈소.] 내가 말하는 사이에
헤엄치고 있던 그녀의 사지를 새 땅이 포옹하자
그녀의 바뀐 사지에서 묵직한 섬이 자라나는 것이었소."

반응형